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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서 고발장 건넨 증거” vs “사용자 이름 조작 가능”

입력 | 2021-09-06 03:00:00

텔레그램 메시지 ‘손준성 보냄’ 표시 진위 논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뉴스1


지난해 4·15총선 직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측근이 야당에 여권 정치인 등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핵심 근거인 텔레그램 메시지 캡처의 진위를 두고 법조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매체 뉴스버스는 지난해 4월 3일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자였던 김웅 의원에게 여권 인사 등 11명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하면서 MBC에 채널A의 신라젠 취재 의혹 사건을 제보한 지모 씨의 실명 판결문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특히 뉴스버스가 공개한 해당 텔레그램 메시지 캡처에는 실명 판결문 왼쪽 위에 ‘손준성 보냄’이란 표시가 있다. 뉴스버스 측은 이를 근거로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관련 고발장 등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손 검사를 잘 아는 법조계 관계자들은 텔레그램 일반방 메시지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텔레그램 사용자가 자신의 이름을 임의로 변경한 뒤 타인에게 이미지 파일을 보내면 해당 파일에 변경된 이름이 표시된다는 것이다. 텔레그램 비밀대화를 이용할 경우 ‘○○○ 보냄’은 표시되지 않는다. 한 검찰 출신 법조인은 “텔레그램 특성상 대화방에서 ‘손준성 보냄’이 있다고 해서 해당되는 실제 인물이 보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손 검사는 해당 의혹에 대해 “아는 바 없어 해명할 내용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고발장의 내용이 4월 3일 당시엔 알기 어려운 내용이 담겨 사후에 작성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지모 씨가 MBC 기자와 접촉하는 과정 등 고발장에 적힌 부분이 손 검사가 당시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는 취지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