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경선] 충청서 이틀연속 이재명 ‘과반 압승’
5일 더불어민주당 세종충북 지역경선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투표 결과가 공개된 뒤 충북 청주시 CJB컨벤션센터 밖으로 나와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 앞에서 양손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전날 대전충남 경선에 이어 세종충북에서도 1위를 지켰다. 청주=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5일 더불어민주당 세종충북 지역 경선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로 꼽혔던 충청은 각 캠프가 총력전을 벌여 당내에서도 “승부 예측이 어렵다”고 했던 지역. 그러나 이 지사는 4일과 5일 모두 과반을 얻으면서 경선 초반 경쟁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크게 앞섰다.
○ ‘본선 경쟁력’ 내세운 이재명, 충청 경선 2연승
첫 지역 순회 경선부터 과반 표를 얻으면서 이재명 캠프는 고무된 분위기다. 캠프 관계자는 “캠프 자체 조사 결과 당초 40%대 후반에서 많으면 50%대 초반을 예상했는데 그보다 높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초반 독주를 계속 이어가 결선 투표 없이 내년 3월 9일 대선 본선으로 직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4년 전인 2017년 경선 패배 수락 연설을 언급하며 “우리는 더 준비해서 다시 돌아왔다. 결코 패배할 수 없는, 패배해서는 안 될 승리의 대장정을 다시 시작하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지사는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밀려 3위를 기록한 뒤 지지자들에게 “지금은 덜 준비돼 각자 집으로 돌아가지만, 누구도 원망하거나 탓하지 말고 더 준비해서 돌아와 반드시 이기자”고 말했다.
○ 뚜렷해진 ‘1강 1중’ 구도에 위기감 커진 이낙연
반면 경선 시작 직전까지 승리 가능성을 거론했던 이낙연 캠프는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한 여당 의원은 “2연패를 당했다는 것도 이 전 대표에게 불리하지만, 그보다도 이 지사와의 격차가 더블 스코어 수준으로 벌어졌다는 게 더 문제”라고 했다. 예상보다 큰 격차로 타격을 입은 이낙연 캠프는 후속 경선 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그간 이 지사의 ‘무료 변론’ 의혹 등을 집중 제기했던 이낙연 캠프는 충청 지역 경선에서 ‘검증된 후보’라는 점을 앞세웠다. 이 전 대표도 이날 정견 발표에서 “안전한 후보가 최선의 본선 경쟁력”이라며 “저는 안전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또 “검증의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면 우리는 본선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만날 수 있다”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또 이 전 대표 측은 서둘러 전략과 조직을 재정비한 뒤 12일 ‘1차 슈퍼위크’와 이어지는 호남 지역 순회 경선에서의 결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은 이날 경선 결과 발표 뒤 “더 겸허히 당원과 국민만 바라보며 나아가겠다”며 “준비된 후보의 꺾이지 않는 희망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캠프 소속 한 의원은 “1차 슈퍼위크까지만 이 지사의 독주를 잘 저지하면 이 전 대표 고향이자 민주당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 경선을 기반으로 수도권에까지 반전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반전의 계기는 충분하다”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청주=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