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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오르면 뭐해”…밥상물가에 사회보험료까지 ‘훌쩍’

입력 | 2021-09-06 06:10:00


© News1 DB

‘장바구니마저 무거운데, 코로나19 이후 유일한 고용보험료 인상, 건보료 부담까지….’

코로나19 위기로부터 경제가 속속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무거운 장바구니 물가와 사회보험료 등 생계비 가중으로 인해 서민 생활은 여전히 팍팍하다.

매달 1조원씩 지출한 실업급여로 인해 내년 고용보험료는 근로자 한 명당 평균 3만5000원씩 오를 예정이다. 이듬해 건강보험료도 올라 직장인 평균 약 3만원씩 부담이 늘어난다.

밥상물가도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가며 기초 씀씀이를 늘리고 있다. 국내 식품물가 상승률은 1년 가까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6일 정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1일 고용보험위원회를 열고 고용보험료율을 현재 1.6%에서 내년 7월부터 1.8%로 올리는 방안을 확정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10월에도 1.3%였던 고용보험료율을 0.3%포인트 올린 바 있다. 이보다 앞선 고용보험료 인상은 2013년, 2011년, 1999년에 있었다.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이 방안을 발표하면서 “해외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용보험료 등을 인상한 사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래 실업급여 재정 악화로 보험료를 올린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는 뜻이다.

이번 고용보험료율 인상으로 월 급여 288만원(근로자 평균)을 받는 근로자는 매달 2886원씩, 연간 3만4632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월 3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은 한 달에 3000원씩, 1년에 3만6000원을 더 내게 된다.

© News1

내년 건강보험료율도 1.89% 인상된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율은 현행 6.86%에서 내년 6.99%로, 지역가입자 보험료는 부과점수당 201.5원에서 205.3원으로 각각 오른다.

이로써 직장가입자가 부담하는 건강보험료는 월 평균 13만3087원으로 2475원 늘어난다. 한 해 평균 2만9700원 정도 주머니에서 더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 같은 건강보험료와 고용보험료 인상을 합치면, 내년에 우리나라 평균 직장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한 해 6만5000원의 지출을 추가로 감내해야 한다.

이런 사회보험료 인상은 1년 단위가 쌓이고 쌓여 가계 비용을 점증시킨다. 연간 단위로는 인상 폭이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합치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지난 16일 최근 10년간 정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기업이 지급한 임금에서 공제되는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는 2010년 92만원에서 2020년 140만원으로 52.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임금 인상률인 21.8%(357만→435만원)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가계가 지출을 좀체 줄이기 힘든 ‘식품’ 물가도 문제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4%로 회원국과 세계 주요국 중 3~4위(터키 미공표) 수준이다. 한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이로써 지난해 8월부터 11개월째 2~4위의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2021.9.3/뉴스1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8월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7.8%나 뛰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해 돼지고기(11%)·소고기(7.5%) 오름세가 이어졌고 추석 성수품 물가마저 들썩이고 있다. 6일부터 지급되는 1인당 25만원의 국민지원금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기업이 지급하는 임금의 연평균 증가율은 2.5%로 물가상승률 1.5%보다 약 1.7배 높지만 근로소득세 및 사회보험료 부담이 더 크게 늘다 보니 근로자의 체감소득이 별로 늘지 않았다”며 “물가연동세제, 사회보험료 개혁으로 근로자 실소득을 늘려야 근로자 생활안정 및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