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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권력다툼 총격전…대통령 유력 바르다르 부상”

입력 | 2021-09-06 14:33:00

압둘 가니 바르다르 (왼쪽 두 번째)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을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가운데, 탈레반 내부에서 심각한 갈등이 발생해 총격전까지 벌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인도 ANI통신 등에 따르면 판지시르 계곡에 집결한 민족저항전선(NRF)의 진압을 두고 카불에서 내분이 벌어져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인 압둘 가니 바르다르가 부상을 입었다.

정치와 외교를 담당하며 탈레반이 구상 중인 새 정부의 대통령으로 유력한 바르다르의 파벌과 탈레반 내부에서 가장 극단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하카니 네트워크’가 서로 총격을 벌인 것이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아프간의 악명높은 무장단체로 1996년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할 당시 합류해 자살 폭탄 테러와 납치, 암살 등을 일삼으며 ‘탈레반의 오른팔’ 위치에 올랐다.

창시자인 잘랄루딘 하카니는 과거 탈레반 집권 당시 장관직을 수행하기도 했으며 그가 사망하고 지도자 자리를 물려받은 시라주딘 하카니는 2015년 탈레반 부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이들은 새롭게 들어서는 탈레반 정부에도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시라주딘 하카니의 동생 아나스 하카니는 이미 새 정부 구성 협상에 탈레반 대표로 참여 중이다. 이번 내분에 관여한 것은 동생인 아나스 하카니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나스 하카니. 트위터 ‘AnasHaqqani313’ 갈무리


현지매체에 따르면 하카니는 저항군이 집결한 판지시르 계곡을 무력으로 제압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지만, 바르다르는 공격 자제를 명령하는 등 온건한 입장이었다.

결국 지난 3일 둘의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내부 총격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바라다르가 부상을 입어 파키스탄으로 긴급 이송됐다.

저항군에 친화적인 소식을 전하는 트위터 계정은 “바르다르가 그의 대원들에게 판지시르에서 싸우지 말고 카불로 복귀하라고 명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직 탈레반 측에서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3일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던 새 정부 내각 발표 일정은 다음 주로 미뤄진 상태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통신 등 외신은 내각 발표 연기의 이유가 바르다르와 하카니 네트워크 간의 내분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