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 사주’ 의혹 키맨 김웅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고발장 내가 썼는지, 손준성으로부터 전달받았는지 기억 안 나” “손 검사가 나에게 보낸 다른 자료를 고발장들과 엮은 것일 수도”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6일 밤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고발장을 내가 썼는지, 손준성 검사로부터 전달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제보는 항상 당에 전달해왔기 때문에 의혹이 조작이 아니라면 내가 한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4·15총선 직전 윤 전 총장의 측근인 손 검사(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받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김 의원은 또 의혹을 제보한 인물에 대해 “제보자가 누군지 안다. 그 당시 내가 소통했던 사람은 한 사람 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그 사람이 밝혀지는 순간 어떤 세력인지 알게 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뉴스버스는 내가 한 말을 짜깁기했다. 사실이 아니고 거짓말 대잔치다. 처음 인터뷰 기사가 완전 왜곡돼서 나갔다. 고발장을 당에 전달했다고 하는 4월 3, 8일은 선거를 앞둔 정신없는 시간이다. 선거 막바지 때인데 차를 타는 이동시간엔 무조건 잤다. 그런데 그 와중에 고발장을 보고 검토해서 보낼 정신이 있겠나. 그렇게 많은 자료가 왔는데 내가 그 바쁜 와중에 그걸 보고 적절, 부적절 판단을 했겠나. 고발장을 내가 썼는지 전혀 기억이 안나고 그것을 당에 전달한 것도 기억 안 난다. (뉴스버스 측에 기사를) 바꿔달라고 얘기했다. 나는 진짜 사실과 다른 것을 얘기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왜 보도가 그렇게 나간 건가.
“술에 취해 대구에서 서울 올라가던 중 자다가 갑자기 뉴스버스 기자 전화를 받았다. (뉴스버스 측은 1일 밤 김 의원과 통화가 됐다고 했다.) ‘나는 모르겠다’라고 하다가 최강욱 의원 얘기에 ‘어? 내가 초안 잡아준 거 아닌가? 내가 작성했을 텐데’라고 대답했다. 내가 오락가락했다. 그러고 나서 ‘그런 걸(고발장을) 내가 받은 적 있는지 확인을 해봐야겠다’라고 했다. 술에 취해 자다가 전화를 받았는데 기자 질문이 훅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 ‘고발장을 내가 작성했을텐데’라는 그 부분만 기사에 나왔다. 보도에 유리한 것만 기사에 들어갔다.”
―“최 의원 고발장은 초안을 잡아줬다”는 기억은 무엇인가.
―기존 보도에서 “전달한 것 같다” “기억이 안 난다”는 김 의원의 대답이 혼재돼있다.
“(손)준성이가 보낸 것 같다고 얘기하면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 만약 누군가 작성해서 손 검사가 보냈고, 부적절하든 어쨌든 내가 당에 전달한 것은 아무 혐의가 없다. 뉴스버스가 (공개한 휴대폰 캡처화면이) 다 사실이라면 내가 손 검사에게 받아서 보낸 것이겠죠. 그런데 손 검사는 아니라고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뉴스버스 보도가 사실인 거 같다’고 하면 당장 윤석열 캠프에서 ‘손 검사에게 받았다는 증거를 대라’고 할 것인데 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다 지웠으니 증거가 없다.”
―“뉴스버스가 사실이라면 내가 보낸 것”이라는 말의 뜻은 무엇인가.
“사실은 기억이 나진 않지만 뉴스버스 보도를 보니 ‘조작 안됐으면 내가 보낸 것이겠다’는 생각은 했다. 나는 항상 제보한 사람, 제보를 전달 받은 사람에게 ‘이 방 폭파한다’고 하는 것은 맞다. 폭파한단 용어는 내가 쓰는 용어다. 또 누군가 제보를 전달하면 나는 무조건 당에 다 전달했다. 하지만 손 검사는 아니라고 하니까 내가 뭐라고 하겠나. 뉴스버스가 조작됐다는 증거도 없고 반대로 손 검사에게 받았다고 해도 입증자료가 없다.”
“내 생각엔 손 검사가 나에게 다른 자료를 보낸 텔레그램 대화방을 가지고 지금 문제가 된 고발장들과 엮은 것일 수도 있다. 만에 하나 손 검사가 다른 사람에게 보내놓은 걸 나에게 보낼 수 있어서 대화방에 ‘손준성 보냄’이 나올 수도 있다. 나도 감이 안온다.”
―보도 이후 손 검사와 연락했나.
“보도 이후 준성이랑은 통화 안해봤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