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수보회의서 추진 방침 내비쳐… 靑 “전환기점은 재차 논의할 것” “세계서 가장 빠른 접종 속도” 강조에 “주요국들 한국보다 접종률 높아 대통령 발언 사실과 달라” 지적도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방역과 일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점진적인 전환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생활과 방역의 병행) 추진 방침을 내비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4주 연장된 것과 관련해 “정부가 불가피한 선택으로 고강도 방역조치를 연장하고 있지만 최대한 빨리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표에 대해서는 한마음”이라며 “접종 완료자 인원 제한을 완화하는 등 앞으로 점점 더 정상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방역체계의 점진적 전환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인구 접종률과 성인 접종률 2가지를 함께 봐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인구 대비 접종률이건 성인 접종률이건 어느 기준점이 되면 어떤 방역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고, 이런 기점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전환 기점은 재차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방역을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것이지 일시에 대폭 완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주간 일평균 접종자가 한국은 100명당 1.55명이 맞다. 전체 232개국 중 투발루, 베네수엘라, 브루나이에 이어 파나마와 공동 4위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 14개국 중에선 1위다. 하지만 일평균 접종자 순위는 집계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특정 시점의 순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특히 주요 국가들은 한국보다 접종률이 높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의 경우 희망자 접종이 대부분 이뤄졌고 백신 기피자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또 미국은 3차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준비 중이고, 이스라엘에선 4차 접종 필요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은 백신 확보가 늦었고 수급 차질로 접종 일정이나 간격 등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이 때문에 ‘접종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표현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