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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국민배우’ 벨몽도, 88세로 별세…마크롱 “국보가 떠났다” 애도

입력 | 2021-09-07 15:57:00


프랑스 국민배우 장 폴 벨몽도가 6일(현지 시간) 파리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향년 88세.

벨몽도는 1950~1960년대 프랑스 영화계에 작가주의와 사실주의를 강조한 ‘누벨바그’ 열풍이 불었을 때 이를 주도한 장뤼크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등 유명 감독의 영화에 단골로 출연했다. 특히 고다르가 감독한 1959년작 ‘네 멋대로 해라’에 비운의 깡패로 등장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코미디, 액션 등 8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합계 1억300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미남 배우의 대명사 알랭 들롱(86)의 라이벌로도 유명했다. 노년에 영화제작자 등으로 활동했다.

벨몽도는 1933년 파리 외곽의 미술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학창시절 아마추어 복싱 선수로 활동했다. 잦은 부상으로 지친 그는 우연히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고 1956년 단편 ‘몰리에르’에 출연하며 영화계에 데뷔했다.

당시 동료 배우들은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추구했지만 그는 이와 정반대인 거칠고 저항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트레이드마크인 ‘비뚤어진 코’도 반항아 이미지 구축에 한몫을 했다. 또 각종 액션 장면에서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연기해 감독들이 선호하는 배우로 꼽혔다. 세계 영화계에 미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제73회 이탈리아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2번 결혼하고 2번 이혼했으며 4명의 자녀가 있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국보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트윗으로 추모했다. 들롱은 “내 삶의 일부가 없어지고 산산이 부서진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