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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제보자 세력 알게 될 것”… 野 캠프마다 “누구냐” 파장 주시

입력 | 2021-09-07 21:40:00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에 고발장을 넘긴) 제보자가 누군지 밝혀지면 어떤 세력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김 의원의 주장은 제보자가 특정 대선 후보 또는 세력과 연계돼 있다는 취지다. 이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향후 대선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각 대선 캠프도 사실 관계와 파장을 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 김웅 “제보자 안다” 대선 후보들 촉각
김 의원은 6일 밤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는 당시 당(미래통합당) 사람으로 윤 전 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을 모두 잡으려 하는 것”이라며 “그 사람이 밝혀지는 순간 어떤 세력인지 알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고발장을 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기억 못 하지만 (뉴스버스 보도가) 사실이면 (내가 전달한 고발장은) 1명만 받았다”며 “제보자가 누군지 안다”고도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4·15총선 직전 윤 전 총장의 측근인 손준성 검사(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받아 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김 의원은 또 “정치권에서 제보자라고 의심받았던 국민의힘 인사 2명, 변호사 등이 있었는데 모두 아니다. 내 마음속엔 한 명이 있다”며 “당시에 내가 소통했던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 의원이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가 특정 정치 세력이란 점을 강하게 암시하자 야권의 각 대선 캠프는 사실관계를 파악하며 파장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다들 공식적으로는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제보자가 누군지 등을 면밀히 파악하며 캠프별 득실과 대선 구도에 미칠 영향 등을 주시하고 있는 것.

이번 의혹을 “여권의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김 의원을 이용해 우리를 공격하려는 세력이 누군지 짐작은 하고 있다”며 “다만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대선 주자 캠프 관계자는 “야권의 ‘내부 총질’일 수도 있지 않느냐”며 “정권 교체 가능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권에선 김 의원의 해명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의 자세나 태도는 대단히 문제가 있다. 비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도 성명을 통해 “여권의 공작에 먹잇감을 제공했다는 면에서 엄청난 해당 행위“라고 비난했고,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김 의원이) 당에 보고하든 해명하든 소명하든, 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 내부 암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김 최고위원은 “그것도 전혀 배제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을 대선 캠프 대변인으로 임명한 유승민 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팩트를 중심으로 꼭 국민께 말씀드리라고 (김 의원에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고발 사주 의혹을 처음 보도한 뉴스버스는 이날 “제보자 A 씨가 6일 저녁 공익신고자 보호법상 공익신고자 신분으로 전환됐다”고 보도했다. A 씨는 대검에 공익신고를 하며 텔레그램 대화 캡처 내용을 비롯해 A 씨 본인의 휴대전화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익신고법에 따르면 공익침해 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기관은 국민권익위원회, 수사기관, 공익침해행위에 대한 행정·감독기관 등 다양하다.

● 국민의힘 지도부도 대응책 절치부심
국민의힘 지도부는 “검찰의 조속한 감찰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국 이 문건이 생성된 고리가 검찰 내부인지 아닌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어제 윤 전 총장을 만났을 때) 본인은 ‘떳떳하다, 부끄러운 게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당 지도부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실 직속이 아닌 법률자문위원회 산하에 ‘대선 후보 검증단’을 두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단장으로는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유상범 의원이 거론된다. 유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다. 그러나 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률자문단은 후보를 검증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