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보육 어린이집’ 시범사업 추진

경기 안산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부모와 아이들이 블록 놀이를 하고 있다. 안산시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보육교직원 공개채용 등 ‘안심보육 어린이집’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안산시 제공
경기 안산시에 사는 워킹맘 박슬기(가명·37) 씨는 여섯 살짜리 딸을 국공립어린이집에 긴급보육으로 맡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년 넘게 계속되면서 감염 걱정도 되지만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다.
박 씨는 요즘 큰 걱정 하나가 더 생겼다. 언론을 통해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사건을 접하고 난 뒤 아이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면 제일 먼저 ‘아픈 데는 없나’ ‘맞은 흔적이 있나’ 살피는 게 일이다. ‘돈 벌겠다고 아이를 위험에 노출시킨 것 아닌가’ 하는 자책도 한다.
○ 공정한 경쟁 통한 교직원 채용
안산시는 시립어린이집에서 자율적으로 뽑던 보육교직원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개 채용으로 뽑는다. 대상은 원장과 교사, 영양사, 차량기사 모두 포함된다. 아동학대사건으로 인한 학부모들의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을 줄이고 질 높은 보육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다.우선 어린이집에서 채용인원과 조건 등이 담긴 채용계획서를 시에 제출한다. 자격증이 없는 사람 등을 1차 서류에서 거른 뒤 어린이집 규모와 어린이 인원수에 따라 무작위로 4명씩 배정해 면접을 본다.
공정한 선발을 위해 원장과 학부모,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50명의 면접관 인력 풀도 만든다. 최종적으로 적격성과 결격사유 확인한 뒤 보육교직원을 선발한다.
안산시는 국공립어린이집 41곳의 채용일정과 절차, 심사항목 등의 내용을 통일하는 ‘채용절차 표준안’을 제공할 계획이다. 안산시 관계자는 “단순히 면접의 객관성을 높인다는 취지보다는 제각각이었던 채용절차를 체계적으로 상향 평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아동학대, ‘AI 기술로 예방’
안산시는 어린이집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인공지능(AI) 기반의 행동감지 기술을 적용한다.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아동 학대를 조기에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시는 올 연말부터 기본 시스템을 만들고 내년부터 시립어린이집 3곳에서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안산시는 이 밖에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스포디’ 등 교육콘텐츠 제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어린이집이 보다 학부모와 신뢰관계를 두텁게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시범운영 과정에서 어린이집과 학부모 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