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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노라 배웠노라 취업했노라

입력 | 2021-09-09 03:00:00

[에듀&]
이탈리아 의치약대로 ‘메디컬 유학’ 떠나세요
보건복지부 인증 유학 과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라마다 대응 역량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초기 마스크와 같은 기초적인 방역 물품조차 수급하지 못하며 엄청난 수의 희생자를 낸 유럽 국가들의 상황 변화가 눈길을 끈다. 불과 6개월여 만에 전열을 가다듬고 ‘의료·의학 선진국’으로서 제 모습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현재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적인 요소로 꼽히는 백신을 개발하는 데 유럽계 의과학자 및 생화학자들의 힘이 컸다. 이를테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과 스웨덴에 기반을 두고 있고, 얀센은 벨기에에서 설립됐다.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텍과 백신을 공동 개발했다. 유럽 국가들의 탄탄한 의학 교육과 장기간에 걸친 투자가 바탕이 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의료 인력에 대한 수요가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는 국립·사립 의과대학에서 영어 과정을 잇따라 개설하며 의과대학 국제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의과학 강국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나라’ 이탈리아는 생명과학, 화학, 생화학, 생리학, 해부학 등 기초의학 분야에서 독일과 함께 뿌리 깊은 역사와 세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는 국가다.

이탈리아는 로마, 밀라노, 볼로냐, 토리노, 나폴리 등을 중심으로 메디컬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영어 과정을 이탈리아 자국민을 기준으로 운영한다. 따라서 영리 목적으로 외국인을 끌어들이는 식의 일부 부실 프로그램과는 거리가 있다.

이탈리아 의대와 치대, 약대 등의 영어 과정 졸업생은 국적과 무관하게 이탈리아 및 대다수 EU 회원국에서 차별 없이 취업이 가능하다. 최근 10년 동안 영국,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그리스, 독일, 스페인, 프랑스, 한국, 일본 등의 유학생이 이탈리아 의치약대를 졸업했다. 특히 첫 한국인 졸업생이 배출된 지난해를 기점으로 파비아 의대가 한국 보건복지부 인증을 받았으며 밀라노 스타탈레 의대와 로마 사피엔자 의대 등이 인증 대열에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최근 10여 년에 걸쳐 모두 19개 의대에 영어 과정을 개설했고 앞으로 5년 동안 최소 6곳의 의대, 치대, 약대 등에 영어 과정을 신설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의대, 국립과 사립의 차이는


이탈리아의 국립 의대는 높은 수준의 장학 혜택으로 세계 30여개국에서 매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입시를 진행하고 있다. 입시는 매년 9월에 치러지는데 대학마다 7∼50명가량의 비유럽(non-EU) 국적 지원자를 뽑는다.

1개 대학으로만 지원이 허용되기 때문에 한국, 미국, 캐나다 등 국적의 응시생이 3수 이내에 합격하는 비율이 60∼80% 선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인기의 비결로는 최저 40만 원대 수준의 저렴한 등록금과 함께 EU 회원국 포함 30여개국으로 취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사립 의대는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입시 과목으로 평가하며, 온라인 파운데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연간 2000만∼3000만 원 수준의 등록금이 부담이 될 수 있다. 로마와 밀라노 등에 위치한 사립 의대는 ‘국제 연구소’ ‘영리 병원그룹’을 모태로 설립됐다. 이 때문에 미국 존스홉킨스, 영국 옥스퍼드와 같은 ‘명문 사립 의대’를 지향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5대 사립 의대’에 꼽히는 로마 가톨릭 의대, 밀라노 후마니타스 의대 등은 유럽 내외에서 첨단 의과학 연구 및 선진 수술기법의 보급 등으로 유명하다. 캄푸스 비오메디코나 비타 살루테 산 라파엘레, 우니 카밀루스 등은 미국이나 캐나다 수준의 캠퍼스 환경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탄탄한 기본기 보장… 적응도 상대적으로 쉬워


이탈리아는 입시 단계에서 서류와 구술 평가를 배제하고 과학과 영어 등 필기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이로써 유급을 당하는 비율이 1∼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기본기 부족’, ‘유급’ 논란에 휘말렸던 일부 유학 프로그램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이탈리아는 한반도와 기후, 문화, 역사 등에서 유사한 면이 많아 유럽의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적응하기 쉬운 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U 회원국은 현재 EU 내 의대 졸업자에 대한 의료 전문가로서의 자격과 능력을 동등하게 인정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수련의·전공의 취업은 물론 EU 블루카드 제도를 통한 ‘메디컬 취업 이민’도 고려할 만하다.

메듀.뉴스(medu.news) 등 유럽 의대 졸업생·재학생 기반 단체들은 다양한 비유럽 출신 졸업생이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및 영국 등에 취업할 수 있는 다양한 진로를 직접 개척하고 안내하고 있다. 또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지는 데 있어 의대 입시과목은 물론 유럽의 언어와 문화를 함께 배울 수 있는 ‘스마트 파운데이션’ 과정을 지원자 실력에 따라 4∼18개월 과정으로 진행한다.


문과 5등급 이내… 예비과정 이수학점 인정


이러한 가운데 ‘이탈리아 의대 온라인 예비과정’이 새롭게 시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의대 연합인 ‘메디취나 이탈리아나’(MI)에 따르면 상당수 지원자는 미국 USMLE에 응시해 미국 의사면허 취득을 희망하고 있고 한국계 지원자는 한국과 미국에 동시에 지원하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의대 유학 지원자 성향 분석에 따르면 입시 준비 단계부터 의대 2학년까지는 한국과 미국 양쪽으로 진로를 고려하는 한국계 지원자가 83%에 달하지만 3학년부터는 어학 등 현실적 문제로 한국 단일 지원을 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6년제 의대와 치대는 국내 보건복지부 인증을 근거로 졸업생의 한국 면허 취득이 가능하지만, 영국과 독일, 스위스 등 국가에서도 한국인의 취업 확률이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5년제 약대 또한 보건복지부 인증 취득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 의대는 국립·사립 모두 지난해부터 졸업과 동시에 학위와 면허를 수여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의대 4∼6학년 재학 기간에 졸업 논문과 방학 중 인턴 실습에 재학생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도 갖췄다. 특히 사립 의대는 미국, 영국, 독일, 스위스 등 유명 사립 병원 및 각종 연구소 등으로 인턴 실습을 연계하고 있으며 독일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를 배울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한편 재학생과 졸업생이 중심이 돼 컨설팅을 제공하는 EU메듀케이션은 MI와 함께 25일 ‘레고 이탈리아’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입학부터 취업까지 단계별 필수 준비사항과 효과적인 학습 방법, 체계적인 메디컬 취업 이민에 이르기까지 ‘실패 없는 메디컬 유학’을 위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온라인 설명회 참여 신청은 하단 QR코드 스캔 또는 메듀.뉴스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선착순으로 50명만 받는다.




권혁일 기자 moragoheya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