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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내려가기보다 집(Home)에서 추석을 보내는 ‘홈추족’들이 늘면서 식탁 풍경도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선물인 굴비와 한우 대신 와인이나 채끝 스테이크 등 고급 음식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 1인가구라서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들에게는 견과류나 육포 등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선물세트도 인기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판매 추이를 조사한 결과 와인(51.5%), 스테이크(20%), 애플망고·샤인머스켓(27%) 같은 이색적인 선물세트의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올랐다. 굴비(9.7%), 축산(6.6%), 청과(4.7%) 등 전통적으로 명절에 주고받는 선물세트 매출 증가세보다 높다. 추석 때 선물세트를 들고 귀성하기 보다는 집에 머무르면서 와인과 스테이크, 혹은 고급 과일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와인은 홈추 트렌드가 자리잡은 지난해 추석 이후 필수 아이템이 됐다.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중 와인 매출의 비중은 11.3%로 처음으로 굴비 매출 비중인 6.2%를 넘어섰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올 추석 선물세트 매출 중 와인세트의 비중은 20% 정도로 이대로라면 굴비 비중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스테이크와 애플망고·샤인머스켓 선물세트도 각각 정육과 청과 선물세트 매출액 중 30%를 넘는 비중을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마트에서는 3~5만원 대로 가성비까지 잡은 건식품 선물세트가 1인 가구 혼추족을 중심으로 인기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에서 견과류 선물세트와 육포 선물세트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38.3%, 64.9% 올랐다. 이에 롯데마트는 볶음아몬드, 호두, 캐슈넛 등으로 구성한 ‘넛츠 10종(4만7000원)’, 국내산 쇠고기 우둔살로만 만든 ‘국내산 쇠고기 육포세트(4만8000원)’ 등을 판매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선물로 명절을 보내려는 알뜰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