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앤드라이프 제공
북한이 최근 19년 만에 ‘돈표’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표는 외화와 교환해 사용하도록 하는 종이 화폐로,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외화 사용을 제한하고 정부가 외화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해왔다. 전문가들은 돈표 발행에 대해 대북제재로 외화고가 바닥나자 주민들이 보유한 외화까지 긁어모으려는 조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관련 인터넷 매체 프리덤 앤 라이프는 7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2002년 폐지했던 돈표를 최근 다시 발행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입수한 5000원 권 돈표 사진에는 ‘주체110(2021년)’이라고 쓰여 있다. 다만 북한 노동신문 등은 돈표 발행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돈표 발행 여부와 규모가 확인돼야 한다”면서도 “최근 북한 환율이 급락한 것과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4분기에 1달러 당 8000원에서 5000원 선으로 20% 가량 급락했다. 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교역이 안 되고 외화가 감소했다면 환율이 올라야 하는데 오히려 떨어졌다. 주민들의 외화를 흡수하기 좋은 환경을 일부러 만든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일동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연구부장도 “북한 당국이 외화가 바닥난 상황에서 어떻게든 확보할 방법을 마련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