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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면적 절반이 체험공간 “고객 색다른 경험이 경쟁력”

입력 | 2021-09-09 03:00:00

[코로나發 소비혁명, 뉴커머스가 온다]〈11〉‘유통 공룡’ 롯데쇼핑의 변신



올해 6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오픈한 대형 미디어 아트 전시관 ‘그라운드 시소 명동’. 이색 체험으로 고객들 발길을 잡겠다는 전략에서 마련된 이곳은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인증샷’ 명소로 떠오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최근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실험이 있다. 온·오프라인 사업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이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쇼핑이나 메타버스(가상·현실이 융복합된 세계) 등 소비가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나들며 고도화된 뉴커머스(New Commerce) 시대에는 단순한 온라인 쇼핑을 넘어 오프라인만의 강점까지 접목한 차별화된 서비스가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통적 개념의 유통 대기업인 롯데쇼핑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공존을 모색하면서 뉴커머스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 백화점 절반 이상이 체험 공간

롯데백화점은 비대면 소비에 익숙해진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고객의 발길을 붙잡아 두는 것이 자신들의 미래 경쟁력이라고 보는 것이다.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혁신은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신규 출점한 동탄점에서 잘 드러난다. 롯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커머스 성장 가속화 등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도 경기 지역 최대 규모의 대형 오프라인 점포를 선보였다. 롯데 동탄점은 연면적 24만6000m² 규모다. 이 면적의 절반 이상을 예술과 문화, 식음료(F&B) 등 소비자들이 체험할 수 있는 이색 콘텐츠로 채웠다.

이런 오프라인 혁신은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올해 2분기(4∼6월) 롯데백화점은 롯데쇼핑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올 2분기 매출은 721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2% 늘었고 영업이익은 620억 원으로 40.9% 증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매장을 체험의 장으로 변화시켜 온라인으로 채울 수 없는 소비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충족시킬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 전국 오프라인망으로 ‘퀵커머스’ 구현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거점인 롯데온은 롯데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인 오프라인 역량을 온라인에 접목하기 위해 배송에 집중해왔다. 롯데온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배송 목표를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구현해냈다. 대표적인 것이 롯데마트를 통한 ‘바로 배송 서비스’다. 롯데온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소비자는 가까운 롯데마트의 상품을 빠르게 배송 받을 수 있다.

롯데온은 명품 등 이미 롯데가 갖고 있는 상품 경쟁력을 온라인 환경에서 발휘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롯데온의 명품 해외직구 서비스 롯데온 엘부티끄는 ‘온라인 명품은 롯데온’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롯데온 관계자는 “이탈리아 현지 파트너사가 직접 구매해 직수입한 상품만을 판매하며 온라인 명품에 대한 신뢰를 꾸준히 쌓아온 결과”라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국에 갖추고 있는 오프라인 상권은 롯데가 유통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퀵커머스’를 실현할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라며 “이미 보유하고 있는 오프라인 점포 등을 통해 배송 물류망을 강화한다면 변화된 유통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