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차 유행] 수도권 확진 1494명… 전체의 73%, 국내 코로나 유행 이후 가장 많아 접종 늘며 ‘추석前 70%’ 달성 무난… 델타 전파력 탓 확진자 안 줄어 2주새 수도권 이동량 6.5% 증가… 정부 “굉장히 위험한 신호” 우려
코로나 검사 받으려… 길게 줄 선 서울 시민들 8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다시 2000명을 넘었고, 특히 수도권 확진자는 1494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뉴시스
추석 연휴(18∼22일)를 열흘 앞두고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인도발 ‘델타 변이’의 강력한 전파력을 억누르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랜 ‘사회적 거리 두기’에 피로가 쌓인 시민들이 집 밖으로 나오며 전국 이동량도 2주 연속 늘어났다. 정부는 “굉장히 위험한 신호”라고 우려했다.
○ 성인 70% 1차 접종에도 수도권 최다 확진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50명이다. 7월 7일 1211명 이후 64일째 네 자릿수 확진자다. 4차 유행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상황은 다시 심각해지고 있다. 확진자가 1494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72.9%를 차지했다.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 수다. 경기 지역 확진자도 703명으로 처음으로 700명을 넘어섰다.
최근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는 중에도 확진자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8일 0시 기준으로 백신을 한 차례라도 맞은 국민은 3132만3194명으로 전 국민 대비 61%다. 18세 이상만 놓고 보면 70.9%에 이른다. 지난달 1일 1차 접종자가 1944만4120명이었는데 한 달여 만에 1000만 명 넘게 접종한 것이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추석 연휴 전에 ‘전 국민 70% 이상 1차 접종’ 목표는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추석 연휴에 다시 전국 재확산 우려
이러한 상황에서 추석 연휴에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으로 대거 이동할 경우 코로나19 유행이 전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인 7월 초만 해도 비수도권 확진자는 하루 100∼200명 수준으로 유지됐다. 그런데 ‘7말 8초’(7월 말∼8월 초) 휴가 성수기에 수도권 인구가 이동하면서 8월 중순 비수도권 확진자가 하루 800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추석 연휴에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수도권의 유행이 비수도권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만 정부는 추석 연휴 전후 17∼23일에 가족 모임 허용 인원을 8명(접종 완료자 4명 포함)까지 늘린 상태다.
정부는 수도권 확진자 수와 이동량이 동시에 늘어나는 것을 ‘굉장히 위험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병상 등 의료 대응 여력이 점점 감소할 수 있다”며 “수도권에선 언제 어디서든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각별히 주의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