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종목이 있다. ‘골볼’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경기다. 방울이 든 공을 청각과 촉각만을 사용해 상대편 골대에 굴려 넣는다. ‘보치아’는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한 경기로 고안됐다. 보치아 경기 중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힘든 BC3등급 장애인의 경기는 얼굴 앞에 홈통(램프)을 설치해 입에 문 막대기(포인터)나 머리를 이용해 민 공이 그 낙하하는 힘으로 표적구에 가까이 가는 걸 겨룬다.
보치아에서 한 팀은 적색구, 다른 팀은 청색구 6개씩을 사용하며 그 밖에 흰색 표적구가 하나 있다. 공은 가죽 재질로 테니스공보다 약간 크다. 한 팀의 선수가 표적구를 던지는 것으로 경기가 시작된다. 이어 그 표적구를 던진 선수와 상대팀의 선수가 하나씩 공을 던져 표적구에 접근시킨다. 그 다음에는 표적구에서 멀리 떨어진 공의 팀이 새로 공을 던져 표적구에 더 가까이 접근시키거나 상대편 공을 밀어낸다. 최종적으로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공을 놓은 팀이 그 경기의 점수를 얻는다.
우리나라는 도쿄 패럴림픽 폐막 하루 전인 4일 보치아에서 또다시 금메달을 따 9회 연속 금메달 획득의 기록을 달성했다. 금메달의 주인공은 BC3등급에서 2인씩 겨루는 페어전에 출전한 정호원(35) 최예진(30) 김한수(29) 선수다. 결승전 연장 경기에서 최 선수가 머리로 밀어 홈통에서 떨어뜨린 다섯 번째 공이 우리 편 공을 밀어 표적구에 붙였고 일본이 네 차례 이 공을 쳐내려고 했지만 실패하면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우리나라가 패럴림픽 보치아 종목에서 9회 연속 금메달을 딴 것은 올림픽에서 양궁이 이룬 9회 연속 금메달 획득 못지않은 성취다. 홈통의 높이와 방향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보치아는 양궁처럼 정밀성을 필요로 한다. 그에 더해 장애인 선수와 비장애인 보조자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한국에는 최 선수와 김 선수처럼 어머니가 보조자를 맡는 선수가 많다. 한국 어머니들의 지극한 모성과 한국인 특유의 정밀성이 어우러져 이룬 감동적인 성취라고 할 수 있다.
동아일보 9월 6일 자 송평인 논설위원 칼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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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윗글을 읽고 보일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② 경기 방식을 살펴보니 보치아는 겨울 스포츠 ‘컬링’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
③ 우리 보치아는 이번 패럴림픽 결승전에서 일본을 격파하고 금메달을 따냈군.
2. 다음 중 보치아 BC3등급의 보조자가 하는 역할이 아닌 것을 고르세요.
① 홈통의 높이 조절
③ 표적구를 밀어냄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