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지역 소비자 불편 우려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가 9일 로젠택배 부산 사하지점 앞에서 직장폐쇄 철회 요구를 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부산=뉴스1
택배 사업장에서 택배노조와 대리점 등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배송 거부로 배송에 차질이 빚어진 부산의 한 택배 대리점이 직장폐쇄를 선언하는 일이 벌어졌다.
9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 부산 사하지점은 7일부터 대리점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직장폐쇄란 파업 등 쟁의행위로 사업장 운영이 불가능하거나 피해가 발생했을 때 노동조합법에 따라 사업장 출입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가리킨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이 대리점에선 이달 1일부터 택배노조의 집단 배송 거부가 있었다. 이 곳의 택배 기사 25명 중 22명이 택배노조 조합원이다. 조합원들은 택배 분류 도우미를 약속한 대로 투입하지 않았다며 배송 거부에 나섰다. 분류 도우미는 택배 노사와 정부 여당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 기구가 올 6월 택배 근로자 과로의 원인으로 지목된 분류작업(택배를 지역별로 나누는 일)을 전담하는 인력으로 도입한 인력을 말한다. 올 9월 1일부터 현장에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로젠택배 측은 조 소장에게 “노조에 (추가 수당으로) 30만 원을 주고 하루 1시간이라도 분류 작업을 해달라고 제안해 보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분류 작업 참여 제안을 거부하고 1일부터 배송 거부에 나섰다.
배송 거부가 시작된 후 평일 기준 하루 1만여 개의 물품을 배송하던 사하지점은 배송에 차질이 생겼다. 조 소장은 “당일 배송을 못 해 폐기한 음식, 신선식품류 택배만 하루 3t 이상이다. 대리점에서 책임지고 변상해야 하는데 그 금액을 추산하기 어렵다. 피해가 쌓여 어쩔 수 없이 직장폐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조원들은 내가 반품하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조롱한다. 김포 대리점주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보도된 후 가족들은 내가 비슷한 선택을 할까 봐 걱정된다며 24시간 감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조 측은 강력히 반발했다. 택배노조 측은 “쟁의행위를 사측에 통보한 적이 없고 합의대로 분류인력을 투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대리점 측이 분류인력 투입을 회피하기 위해 불법적인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