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에 41년간 고립된 채 살면서 세상에 여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베트남 남성이 문명사회로 들어온 지 8년 만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현실판 타잔’으로 불리던 호 반 랑이 간암을 앓다가 52세의 나이로 숨졌다. 그는 불면증과 향수병으로 정글을 그리워하다가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숲속에서 사냥을 하며 문명과 동떨어진 채 살던 랑은 2013년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발견 당시 나무껍질로 만든 옷을 입고 있던 그는 불혹이 넘었음에도 여성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아버지가 여성에 관해 설명해 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를 대한 주변 사람들은 랑이 여성과 남성의 근본적인 차이점 조차 알지 못했고, 많은 사회적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문명사회로 돌아오게 된 랑은 불면증과 두통을 호소하며 정글로 다시 돌아가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정글이 위험하다며 마을에 정착하게 했다.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던 랑은 결국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유족은 “평생 그리워하던 정글에 대한 향수병을 이제야 멈추고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