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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도망 다닌 中연쇄살인마, 끝내 사형 선고 받아

입력 | 2021-09-10 13:27:00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고 울먹이는 라오롱즈. 하오칸


중국의 여성 연쇄살인범이 20년 도피 생활을 마치고 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996년부터 3년간 3살 여아 등 총 7명을 유부남과 함께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라오룽즈(47)가 법원에 섰다.

검찰은 “비록 범죄를 자백했지만 고의로 다른 이의 생명과 재산을 해쳤으며 범죄의 결과는 매우 심각했다”며 “범죄 수단 역시 매우 잔인했고 목적 또한 악랄했기 때문에 관대한 처벌을 내려선 안 된다”라며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라오룽즈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에 선 라오룽즈는 시종일관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며 ‘남자친구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한 것이라며 죽일 의도가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1999년 경찰에 붙잡힌 공범 파즈잉. 웨이보


앞서 라오룽즈는 살해 후 장정 20년간 도망 다닌 ‘신출귀몰’로 알려진 범죄자다. 그는 연인 관계였던 10살 연상의 유부남 파즈잉을 만나 초등학교 교사 일을 그만둔 후 유흥업소 매춘부로 일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라오룽즈가 유인하면 파즈잉이 피해자를 폭행해 납치한 후 피해자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한 것이다. 몸값을 받고 난 뒤 피해자들은 죽임을 당했다. 살해된 피해자 가운데는 3살짜리 아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연쇄살인은 파즈잉이 1999년 7월 안후이성 피해자 집에서 몸값을 받으러 갔다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막을 내렸다.

같은 해 파즈잉은 사형 선고를 받아 처형됐지만 라오룽즈는 파즈잉의 거짓 진술로 수사망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후 그는 위장 신분증을 이용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20년간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2019년 11월 28일 푸젠성 샤먼시의 한 쇼핑몰에서 시계를 팔러 갔다가 안면인식 기술로 신원이 들통나면서 그의 도피 생활은 끝이 났다.

장시성 난창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재판에서 고의 살인, 납치 등 그의 모든 혐의가 인정된다며 전 재산 몰수를 명령했다. 이에 라오룽즈는 항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은 2심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만일 다음 재판에서도 동일한 판결이 내려진다면 라오롱즈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