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역시 급격한 방역 완화 기대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최근 “거리 두기 장기화로 인해 피로감이 커지면서 일시에 이뤄지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위드 코로나 전환은) 예방 접종이 확대되고 입원율과 중증화율, 사망률이 떨어질 때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가 방역 긴장감 완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단계적 일상 회복’ 등의 용어를 쓰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확진자 대신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만 관리하자는 얘기다. 이에 대해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진자가 늘면 그 가운데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함께 늘 수밖에 없다”며 “확진자 수를 줄이려는 노력은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처럼 매일 신규 확진자 수를 ‘생중계’하는 방식은 고민해 보자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지금처럼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계속 발표하면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데 정부는 뭘 하느냐’는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중환자나 사망자 수는 매일 발표하고 확진자 수는 일주일에 1번만 발표하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10월 말부터 위드 코로나 적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9월 방역 상황이 적정하게 안정화될 때’를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이달 초중고 개학과 대학 개강, 추석 연휴 등이 포함되는 만큼 앞으로 한 달 동안이 위드 코로나 전환의 중요한 고비라는 얘기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