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목욕/리사 비기 글, 팔로마 코랄 그림·문주선 옮김/32쪽·1만3000원·창비교육(4세 이상)
“목욕하자.” 이 말에 잽싸게 도망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욕실이 우주, 세차장, 바다로 변한다면 어떨까.
아이와 엄마는 놀이하듯 목욕을 한다. 오일을 푼 욕조는 우주로 바뀐다. 추락하는 우주선에 탄 외계인 조종사를 빨리 구해야 한다. 샤워기를 든 아이는 소방관이 돼 불을 끄기 위해 물을 힘차게 발사한다.
왼쪽에 그려진 목욕 용품과 오른쪽 페이지를 꽉 채운 상상의 세계가 짝을 이룬다. 목욕 비누로 거품을 내면 욕조는 순식간에 빙하가 둥둥 떠 있는 바다가 된다. 앗, 큰일 났다! 아이가 탄 잠수함이 빙하에 부딪힌다. 물 위로 쑥 나온 엄마의 무릎은 해적이 보물을 숨겨 놓은 보물섬이다. 순식간에 휙휙 바뀌는 세계를 정신없이 탐험하고 나니 어느 새 목욕을 다 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