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 업체선정 과정에서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11일 오후 광주 서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연행되고 있다. 문 전 회장은 의혹이 일자 참사 발생 나흘 뒤인 지난 6월11일 해외로 도피했고, 이날 인천국제공항으로 자진 귀국한 뒤 광주로 압송됐다. 2021.9.11/뉴스1 © News1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10시17분쯤 문씨를 광주서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했다. 문씨는 새하얀 방호복 차림을 했고, 양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문씨는 인천공항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찰서 입구에서 대기하던 수많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빠른 걸음을 재촉해 유치장이 있는 본관 건물로 들어갔다.
문씨는 붕괴 참사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정비사업 비리 전반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문씨가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학동4구역 공사업체로 선정되길 원한 철거업체 3곳과 기반시설정비업체 1곳 등 4개 업체로부터 브로커 A씨(73)가 받은 수억원대 리베이트를 나눠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씨의 공범 A씨는 구속기소돼 지난달 27일 첫 재판이 열렸다.
문씨는 지난 6월9일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학동 붕괴 참사 직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나흘 만인 13일 미국 시애틀로 도피했다.
경찰의 계속된 설득에 문씨는 지난달 자진 귀국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돌연 입장을 바꾸고 잠적해 이날까지 귀국이 미뤄지게 됐다.
광주 학동 붕괴 참사와 관련해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해외로 도피한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자진 귀국한 후 경찰에 압송되고 있다. 2021.9.11/뉴스1 © News1
경찰은 학동 건물 붕괴사고 원인과 별개로 재개발조합 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문씨와 A씨를 포함해 건물 붕괴 비리 관련 18명을 입건했다.
특히 문씨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조합장 선거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문씨가 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직접 결탁, 이권 개입 등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문씨는 2012년에도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특정 업체로부터 재개발 업체 선정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가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결국 문씨에 대한 수사는 무리한 철거와 감리·원청 및 하도급업체 안전관리자들의 주의의무 위반, 재재하청 등 붕괴 참사의 근본적 원인을 야기한 원가 절감의 책임자들을 향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은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서 공사를 수주한 뒤 철거작업에 들어간 곳이다.
한편 문씨는 2019년 12월부터 유지해오던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직에서 지난 5일 해임됐다. 문씨의 해임안은 참석 회원 182명 중 170명이 찬성하면서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