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20주년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사전 녹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연설을 하고 있다. (영상 캡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지난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20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미국의 국가적 단결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과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한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20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6분25초가량의 사전녹화 영상 메시지를 통해 9·11 테러로 희생된 2977명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상메시지에서 “첫해든 20주년이든 너무 힘들다”며 “일부 아이들은 부모 없이 자랐고, 부모들은 자식이 없는 고통을 겪었다. 남편과 아내는 그들의 삶에서 그들의 파트너가 없이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을 찾아야 했다. 형제, 자매, 삼촌, 이모,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친구들은 그들의 마음에 구멍이 뚫린 채 생일과 기념일을 축하해야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20년 후에 여러분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이 여러분에게 여전히 눈물을 주는 동안에도 여러분의 입술에 미소를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 델라웨어에서 함께 자란 친구인 데이비스에 대해 언급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데이비스는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테러로 장남을 잃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저에게 사람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라고 얘기했다”면서 9·11 테러 이후 며칠 동안 그의 친구와 나눴던 대화를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의 마지막도 친구 데이비스가 얘기한 “우리는 두려워해선 안된다”라는 말로 끝을 맺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영상메시지를 통해 소방관과 경찰관, 의사와 간호사, 건설 노동자 등 구조 및 복구 인력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국민 통합과 단결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지만 우리는 인간의 본성의 어두운 힘도 목격했다. (그것은) 평화로운 종교의 진실과 신뢰를 추종하는 무슬림 미국인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 억울함과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우리는 단결이 결코 깨져선 안 되는 한 가지라는 것을 배웠다”면서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고 미국이 최고에 있게 하는 것이 단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에게 있어 그것이 9·11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그것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모든 것의 밀고 당기기와 미국의 정신을 위한 싸움에서 단결이 우리의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결은 우리가 같은 것을 믿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서로와 이 나라에 대해 근본적인 존중과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우리 앞에 놓인 과제다. 우리 힘의 본보기로 이끄는 게 아니라 우리의 본보기로 힘을 이끄는 것이다. 저는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당일인 11일 세계무역센터가 있었던 뉴욕 로어 맨해튼과 테러에 사용된 비행기가 추락한 펜실베이니아 들판, 국방부(펜타곤) 등 3곳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별도의 연설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금주 초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많은 미국인들, 특히 지역 사회와 생명을 잃은 사람들의 가족,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을 애도하는 가족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3곳 모두를 방문하는 게 20주년 기념일을 기억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9·11 테러 20주년 추모식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부 현장에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