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사진공동취재단/김동주 기자
“역시나 승부가 쉽게 끝나지 않는다. 결국 호남까지 지켜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12일 49만6672명의 국민 및 일반당원이 투표한 대선 후보 경선 ‘1차 슈퍼위크’가 끝난 뒤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거침없이 5연승을 질주했지만, 2위인 이낙연 전 대표도 누적 득표율 30%를 넘기며 추격의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주자의 격돌은 호남 승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이재명-이낙연 모두 “기대 이상 결과”
이 지사는 11일 대구경북 경선에서 51.12%, 12일 강원 경선에서 55.36%를 기록했다. 여기에 1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51.09%를 얻었다. 초반 5연승으로 1위를 굳건하게 지킨 것. 이 지사는 이날 개표 결과 발표 뒤 “기대보다 많이 과반수 지지를 보내주셨다는 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이날 경선장을 떠나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큰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지사를 추격하는 이 전 대표 측 역시 이날 결과에 반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첫 경선 무대인 충청에서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충격의 패배를 당했던 이 전 대표는 이날 1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 31.45%를 얻으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1차 슈퍼위크마저 격차가 컸다면 정말 위태로웠겠지만 목표로 했던 30% 득표에 성공했다”며 “의원직 사퇴까지 결심한 이 전 대표의 진정성을 국민이 알아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이날 개표 결과 발표 뒤 “1차와 2차 슈퍼위크 사이에 시차가 꽤 있기 때문에 민심의 변화가 누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선을 거듭할 수록 이 지사와의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낙연 캠프 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은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었다”고 했지만,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가 다소 상승한 건 맞지만 대세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두 주자의 격차는 25.74%포인트에서 20.33%포인트로 줄었다. 한 여당 의원은 “1차 슈퍼위크 결과를 보면 이 지사로 향하려던 표를 이 전 대표가 아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다소 가져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후보 간 합종연횡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호남 경선 결과에 따라 결선투표 여부 갈릴 듯
호남으로 향하는 이 지사 측과 이 전 대표 측의 공통된 화두는 결선투표다. 이 지사 측은 “호남에서도 과반 득표에 성공해 결선투표 없이 내년 3월 9일 본선으로 직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막아 결선투표에서 역전한다는 각오다. 이에 따라 두 캠프는 추석 연휴를 포함해 25, 26일 호남 경선까지 캠프의 모든 힘을 호남에 쏟을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호남 지역 선거인단이 20만 명이 넘는 데다 투표율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여서 각 캠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 50%대에 그쳤던 경선 투표율은 이날 74.03%까지 올라갔다. 이 지사는 이날 호남 민심 공략과 관련해 “성심을 다해 국민들께 호소드리고 제 장점과 과거의 성과를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도 “(호남이) 고향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는 그런 마음은 없다”며 “더욱 더 정성을 다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