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앞두고 ‘스미싱’ 기승 경찰 “출처 모르는 URL 클릭 금지” 재난금-백신예약 문자도 주의해야
택배업체를 사칭하거나(위), 국민지원금 지급(아래) 등을 미끼로 내건 스미싱(문자메시지 사기) 문자. 경찰청 제공
‘배송지를 현관 앞으로 할지, 경비실로 할지 정해 주세요.’
직장인 정모 씨(37)는 최근 택배 배송업체가 보낸 것처럼 보이는 이 문자메시지를 받고 함께 딸려온 인터넷주소(URL)를 클릭했다. 그러자 모바일 메신저 일대일 채팅 연결 화면이 떴다. 프로필에 택배 차량 사진이 있어 깜빡 속을 뻔했지만 정 씨는 배송업체를 사칭한 사기인 것 같아 채팅 시작 버튼을 클릭하지는 않았다. 정 씨는 “평소 배송업체에서 오던 문자와 내용이 흡사해 별 의심 없이 URL을 클릭했다. 악성 앱이 설치된 건 아닌지 걱정돼 아예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명절 선물 등 택배 물량이 늘어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나 선물 배송 등을 가장한 스미싱(문자메시지 사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선물 배송 확인을 가장한 스미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스미싱 신고 및 차단 건수는 18만4002건인데, 이 중 93.1%에 달하는 17만1391건이 택배업체 사칭 사례다.
경찰 관계자는 “문자메시지에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URL 또는 전화번호가 있으면 절대 클릭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지원금이나 백신 예약 등을 명목으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