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라’ 박성현 5년 만에 넘어선 남다른 이정표 시즌 막판 15억 고지 정조준 가능 통산 10승 가운데 9승이 봄, 여름 집중
KLPGA투어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을 세운 박민지. KLPGA 제공
“잘되거나, 안되거나 변함없이 씩씩하게 내 골프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대세’ 박민지(23·NH투자증권)는 이제 상금을 쌓을 때마다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을 일찌감치 갈아 치웠기 때문이다.
박민지는 12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골프장에서 끝난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로 마치며 상금 5400만 원을 받았다.
●18개 대회에서 평균 7400만 원 획득
박민지는 대회를 마친 뒤 “신기록을 세운지 몰랐다. 이번 대회로 기록을 세우기에는 모자란 줄 알았다”며 “KLPGA투어 상금 규모가 커져서 기록을 경신하는 데 유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지만 그는 이번 시즌 6승을 거두며 KLPGA투어를 지배하고 있다. 18개 대회에 출전해 15개 대회에서 상금을 챙겼다. 대회당 평균 7400만 원 정도를 받은 셈이다.
KLPGA투어를 평정한 뒤 미국 무대에 건너간 박성현.
●특급 대회 앞두고 재도약 야망
이번 시즌 KLPGA투어는 17일 개막하는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을 포함해 9개 대회가 남았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이상 총상금 10억 원) 등 특급 대회가 쏟아질 예정.
박민지는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등 적어도 5개 대회 이상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시즌 상금 15억 원 고지를 돌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박민지는 “목표로 했던 것을 이뤄 기쁘다. 앞으로 남은 대회도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최다 상금 기록을 넘어 보고 싶었는데 따로 목표액을 설정하지는 않았다. 올해 남은 대회에서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매 대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동안 아쉬웠던 가을 시즌
KLPGA투어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을 세운 박민지. KLPGA 제공
박민지는 2017년 4월 삼천리 투게더오픈에서 KLPGA투어 첫 승을 거둔 뒤 통산 10승을 올렸다. 이 가운데 9월 이후 정상에 오른 것은 2018년 11월 ADT캡스 챔피언십이 유일하다. 나머지 9승을 모두 봄, 여름에 집중됐다.
박민지가 가을 농사에서도 풍성한 결실을 맞는다면 2021시즌을 더욱 화려하게 마감할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해외 투어
KPGA 코리안투어 단일 시즌 최다 상금 보유자 박상현. 동아일보 DB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조던 스피스(미국)가 2015년 기록한 1203만465 달러(약 140억7000만 원)이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이다. 이 부분 2위는 비제이 싱으로 2004년 1090만5166 달러를 기록했다. 3~5위는 모두 타이거 우즈로 2005, 2007, 2009년 모두 1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해묵은 기록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오초아는 14년 전인 2007년 436만4994 달러를 벌었다. 그 후로는 아무도 시즌 상금 300만 달러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특정 선수의 독주가 아닌 상위권 스타들의 경쟁이 심화되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는 방증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