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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2달, 접종 완료자 늘어도…수도권 추석연휴 ‘초비상’

입력 | 2021-09-13 08:21:00


추석을 일주일여 앞둔 12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입구가 성묘객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인천가족공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추석 연휴기간인 9월18일부터 22일까지 화장장을 제외한 전 시설을 폐쇄한다. 2021.9.12/뉴스1 © News1

7월 12일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두 달 넘게 적용되고 있지만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양상이 심상치 않다. 다음주 추석에 이어 개천절·한글날 대체휴일에 따른 황금 연휴가 속속 이어지는 터라 우려가 크다.

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자칫 백신 접종 속도전이 4차 유행 확산세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성인 80% 이상 접종을 전제로 10월 말부터 검토를 계획 중인 ‘위드 코로나’ 전략에도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12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55명으로 1주일 전 1490명 대비 265명 늘었다. 토요일(일요일 0시 집계 기준) 신규 발생자 수로는 지난달 15일 1817명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신규 확진자 1755명 중 국내 발생은 1725명으로 수도권의 비중은 74.4%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누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추석 연휴(9월18~22일)로 인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향하는 인구 이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방역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추석을 앞두고 시민들이 몰리는 전통시장 등에서는 이미 집단 감염이 연이어 발생하기도 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본부장은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에 이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고향 방문 시 연로하고 건강이 취약한 고위험군과 접촉하는 과정은 감염 전파가 확산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수도권에서 또 다른 지역으로의 코로나19의 풍선효과는 매우 우려되는 상황임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13일부터 2주간 ‘추석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 휴게소와 철도역, 터미널에 선별 진료소가 추가로 설치되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취식이 금지된다. 요양시설 면회가 허용되기는 하지만 환자와 면회객 모두가 백신 접종 완료자여야지만 가능하다.

다만 17일에서 23일 사이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서도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8명의 가정 내 가족모임을 허용하는 등 일부 방역조치가 완화가 이뤄지면서 이런 결정이 사회 전반적인 방역의 긴장감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추석 이후에도 개천절 연휴(10월2일~4일), 한글날 연휴(9일~11일)까지 휴일이 이어지면서 이동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감염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여름휴가 기간과 광복절 연휴의 여파로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기도 했다.

서울에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하면서 방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추석 명절을 맞아 제수용품 등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시장에 몰리면서 감염이 더욱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 전광판에 코로나19 예방수칙이 적혀 있다. 2021.9.10/뉴스1 © News1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연휴 전 이미 9월 초부터 이동량이 늘어나면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지난해 추석기간에 비해서 현재 확진자가 20배 이상 많다. 지난해에도 추석이 지나고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유행을 했는데 그 코스를 똑같이 갈 것이라고 예상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유행을 막기 위해 연휴기간 동안 꼭 고향을 방문해야 하는 최소인원을 제외하고는 시민들이 집에서 머물러야 한다며 고향을 다녀오기 전후에 코로나 검사를 선제적으로 받아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정부는 추석 명절이 지나고 나면 감염세가 꺾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 완료자가 50%가 되도 확진자 감소에 큰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라며 “결국 백신 접종 완료자가 70~80%가 돼야 하는데 그 전까지 이동량을 줄이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이뤄진 일부 방역조치 완화가 방역조치 단계 전반을 하향하는 조치가 아님을 강조하면서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코로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예방접종률이 아무리 높아진다고 해도 방역상황이 안정되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간절히 바라는 일상회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추석을 앞두고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방역 기준을 일부 조정한 것이 방역 조치 완화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추석부터 한글날까지 연이어 자리 잡은 연휴 이후 감염 확산세가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국내에서 ‘위드 코로나’를 실현할 수 있는 시기를 결정짓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도 높은 방역 조치들로 인해 경제적·사회적 피해가 누적되자 독감과 같이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지난달말 정부는 ‘9월말 10월초 위드 코로나를 검토해볼 수 있다’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이 주제를 공식적으로 꺼내들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에 대한 언급이 전반적인 방역조치 완화로 비치는 오해를 막기 위해 입조심을 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정부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접종을 완료한 이를 대상으로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인센티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 6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가 포함될 경우 6명까지(오후 6시 이전 접종 완료자 2명 이상, 오후 6시 이후 접종 완료장 4명이상 포함) 사적 모임이 가능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10월3일까지 적용되는 접종 완료자의 인원제한 예외 지침이 이후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질의에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2일 0시 기준 코로나19백신 1차 접종자는 누적 3313만333명으로 인구 대비 64.5%를 기록했다. 2차 접종 완료자는 총 2003만6716명으로 전 국민 대비 39%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