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세 모녀’를 잔혹하게 연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스스로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1.4.9/뉴스1
서울 노원구에서 스토킹하던 여성의 집에 침입해 어머니와 여동생 등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현(25)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1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는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지속적 괴롭힘) 등 5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태현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반사회적이고 인명 경시 성향이 있다. 또 범행 수법이 일반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잔인하고 포악하다”면서 “피고인에게 극형 외에는 다른 형을 고려할 여지가 없다”며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사 측 구형에 앞서 김태현은 최후진술을 통해 “저의 끔찍한 만행으로 이 세상의 빛 보지 못하는 고인을 생각하면 가슴 찢어지듯이 아프다”며 “평생 죄책감으로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했다.
김태현은 올해 3월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당시 집에 있던 작은딸(22)을 먼저 살해한 뒤 귀가하는 어머니(59)와 큰딸(24)까지 해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밖으로 나오지 않고 3일간 집 안에 머물며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고 자해를 했다.
김태현은 큰딸과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사이로, 만남을 거부당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 당일 근처 슈퍼에 들러 흉기를 훔친 뒤 세 모녀의 집에서 범행했다.
그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다섯 달 동안 모두 14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이에 검찰은 “구금상태에 있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다”며 진정한 반성문이 아니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