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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에 40년 갇혀 산 범고래, 벽에 머리 찧으며 자해 (영상)

입력 | 2021-09-13 20:00:00

트위터 ‘walruswhisperer’ 갈무리


캐나다의 한 해양공원에 홀로 남은 범고래가 수족관 벽에 머리를 부딪치며 자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9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폭포 해양공원에서 근무했던 필 데머스는 공원에 남은 마지막 범고래 ‘키스카’가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것을 봤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범고래가 수족관 벽으로 다가가 자신의 몸과 머리를 여러 차례 벽에 찧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필 데머스는 “이건 위험한 자해행위다. 키스카는 지금 위험에 처해있다”라며 “이 잔인함은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머스에 따르면 키스카는 1979년 아이슬란드 해안에서 포획돼 이 해양공원으로 옮겨졌다. 2011년부터는 다른 해양동물 없이 수조에서 홀로 지내고 있어 고래 보호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라고 불리고 있다.

트위터 ‘walruswhisperer’ 갈무리

고래 보호 활동가 롭 로트는 키스카에 행동에 대해 “야생에서 잡힌 아이슬란드 범고래를 인공적인 환경에서 길러 생긴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슬프게도 이런 행동은 황량한 수조에서 수년간 지낸 다른 범고래에게서도 나타난다”라며 “만성 스트레스는 포획된 범고래의 면역 체계를 손상시켜 질병을 유발하고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키스카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24만 회 넘게 조회되며 전 세계 누리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는 ‘#freekiska’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해양공원 측에 키스카를 풀어주라는 운동도 번지고 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