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극 좌우 대표 여성정치인… 佛 내년 4월 대선출마 공식선언 이달고 파리시장, 이민가정 출신… 르펜, 아버지 이어 극우 ‘反이민’ 마크롱과 대선 3파전 구도
이달고 파리 시장
내년 4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에서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2명의 정치인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4)에게 도전장을 냈다. 중도좌파 사회당 소속 안 이달고 파리 시장(62)은 12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53)도 선거 유세를 본격화해 ‘마크롱-르펜-이달고’의 3파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르몽드 등 프랑스 주요 언론은 출신, 성장 배경, 정책 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두 여성 정치인을 집중 비교하고 있다.
스페인계 이민자인 이달고 시장은 이날 사회당 지지세가 높은 북서부 노르망디주 루앙의 옛 조선소에서 “모든 어린이들이 내가 누렸던 기회를 얻길 바란다. 공정한 프랑스를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달고 시장은 1959년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서 태어났고 유년 시절 부모와 프랑스 남부 리옹으로 이주했다. 부모는 프랑스어를 하지 못해 육체노동직을 전전했다. 임대주택에 살던 그는 14세에 프랑스 국적을 얻었다. 리옹3대학에서 사회법을 전공했고 사회당에 입당한 후 좌파 거두 베르트랑 들라노에(71)의 눈에 들었다.
이달고는 들라노에가 재선 파리시장을 지내는 동안 부시장으로 도시계획 등을 담당했다. 2014년 최초의 여성 파리시장이 됐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임기 6년의 파리시장은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꼽힌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3선 시장이다. 이달고는 지난달 파리 시내 자동차 주행 속도를 시속 30km 이하로 제한했다. 재임 내내 파리의 자전거 도로를 늘리는 등 녹색 캠페인을 적극 추진해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얻고 있다. 남편은 사회당 동료 장마르크 제르맹(55)이다. 영불해협을 헤엄쳐 건넌 최연소 프랑스인이 그의 아들 아르튀르(20)다.
르펜 국민연합 대표
르펜은 1968년 파리 근교 부유층 거주지 뇌이쉬르센에서 국민집회의 전신인 국민전선(FN)을 창당한 장마리 르펜(93)의 딸로 태어났다. 법학을 전공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1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당 대표를 맡았다. ‘극우의 거두’로 불리는 그의 아버지는 1974년부터 2007년까지 모두 5차례나 대선에 출마했지만 모두 낙마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은 24∼27%의 지지를 얻고 있다. 르펜(22∼26%)과 이달고(8∼10%)가 뒤를 잇는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득표자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