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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김웅 의원실 3일만에 다시 압수수색… 160분 뒤진후 압수물 한건도 없이 ‘빈손’ 철수

입력 | 2021-09-14 03:00:00

[고발사주 의혹]국민의힘 지도부 현장서 항의



국민의힘 김웅 의원(뒷줄 넥타이 맨 사람)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계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김웅 의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13일 재개했지만 압수물 한 건도 없이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압수수색이 재개된 건 10일 김 의원과 국민의힘의 반발로 영장 집행이 무산된 지 3일 만이다. 김 의원은 압수수색 후 기자들에게 “(공수처 관계자들이) 가져간 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이날 오후 2시 35분경 김 의원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 등 17명을 보내 압수수색 절차에 들어갔다. 이날 압수수색은 1차 압수수색과 다르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1차 압수수색 때 뒤늦게 의원실에 도착했던 김 의원은 이날은 수색 시작 전 의원실에 있었다. 오후 3시 시작된 압수수색은 오후 5시 40분경 종료됐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 인사 등은 공수처 검사, 수사관이 김 의원실에 들어가자마자 현장에 나타났다. 공수처 관계자가 “어떻게 오셨나. 공무집행 중”이라며 김 의원실에 들어가려는 당 지도부를 막아서자 김 정책위의장이 “영장 집행하는 것과 사람 들어가는 것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항의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웅 의원과 공수처 관계자는 촬영 가능 여부를 다투다 초반 30분을 허비했으며 결국 양측 모두 촬영을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반부터 양측의 긴장감 속에 압수수색이 진행됐지만 종료 후 김 의원, 보좌진이 서명해야 하는 압수물 리스트는 정작 빈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 혐의 사실과 관련 있는 압수물이 없어 공란에 서명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김 의원이 쓰지 않은 보좌진의 PC는 수색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김 의원이 사용하는 PC와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물품 등을 확인했다. PC에서 키워드 검색을 통한 자료 추출은 없었다.

김 의원은 이날 압수수색 후 취재진과 만나 “(공수처 관계자들이) 파일들의 제목, 내용을 뒤져 보고, 내용을 거의 확인해 보고 별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첫 압수수색 땐 공수처가 PC에서 ‘조국’ ‘정경심’ ‘미애’ ‘오수’ 등 키워드를 검색하면서 “위법한 압수수색”이라는 반발이 이어진 바 있다.

김 의원은 고발장 작성자가 손준성 검사라는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제가 (고발장을) 만들어서 보내지 왜 그걸 대검에 요구하겠나. 제가 (고발장을) 제일 잘 쓰겠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제보자 조성은 씨가) 얘기했던 주장이 무너지니까 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누가 거짓말하고 있는지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