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국민의힘 지도부 현장서 항의
국민의힘 김웅 의원(뒷줄 넥타이 맨 사람)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계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김웅 의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13일 재개했지만 압수물 한 건도 없이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압수수색이 재개된 건 10일 김 의원과 국민의힘의 반발로 영장 집행이 무산된 지 3일 만이다. 김 의원은 압수수색 후 기자들에게 “(공수처 관계자들이) 가져간 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이날 오후 2시 35분경 김 의원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 등 17명을 보내 압수수색 절차에 들어갔다. 이날 압수수색은 1차 압수수색과 다르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1차 압수수색 때 뒤늦게 의원실에 도착했던 김 의원은 이날은 수색 시작 전 의원실에 있었다. 오후 3시 시작된 압수수색은 오후 5시 40분경 종료됐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 인사 등은 공수처 검사, 수사관이 김 의원실에 들어가자마자 현장에 나타났다. 공수처 관계자가 “어떻게 오셨나. 공무집행 중”이라며 김 의원실에 들어가려는 당 지도부를 막아서자 김 정책위의장이 “영장 집행하는 것과 사람 들어가는 것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항의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웅 의원과 공수처 관계자는 촬영 가능 여부를 다투다 초반 30분을 허비했으며 결국 양측 모두 촬영을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압수수색 후 취재진과 만나 “(공수처 관계자들이) 파일들의 제목, 내용을 뒤져 보고, 내용을 거의 확인해 보고 별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첫 압수수색 땐 공수처가 PC에서 ‘조국’ ‘정경심’ ‘미애’ ‘오수’ 등 키워드를 검색하면서 “위법한 압수수색”이라는 반발이 이어진 바 있다.
김 의원은 고발장 작성자가 손준성 검사라는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제가 (고발장을) 만들어서 보내지 왜 그걸 대검에 요구하겠나. 제가 (고발장을) 제일 잘 쓰겠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제보자 조성은 씨가) 얘기했던 주장이 무너지니까 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누가 거짓말하고 있는지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