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값이 전국에서 나홀로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급등 피로감에 더해 물량 폭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신규택지 조성 계획에 장기적인 집값 약세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셋째 주 처음 하락세를 보인 세종시 아파트값은 7월 첫째 주와 셋째 주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가 넷째 주부터 다시 내림세다. 하락률은 -0.09%→-0.06%→-0.15%→-0.06%→-0.02%→-0.01%→-0.05%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아파트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이는 지역은 세종시가 유일하다. 올 들어 9월 첫째 주(6일 기준)까지 누적 상승률은 2.19%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 상승률은 9.71%,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12.01%, 7.56% 오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이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밑돈다는 것은 매도심리가 더 강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할 만큼 급등한 데 따른 피로도가 작용한 것도 원인이다. 지난해 세종 아파트값은 27.70% 올라 상승률 2위인 울산(8.65%)과 3위 대전(8.49%)보다 3배 가량 차이나는 수치를 기록했다. 행정 수도 이전설이 지난해 큰 폭의 상승을 불러왔는데,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한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이달 본회의를 통과하면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향후 집값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관건은 공급량이다. 올해 예정된 입주물량은 7668가구로 지난해의 2배 수준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3차 신규택지 공급계획에 세종시 일대가 포함되기도 했다. 세종시 연기면에 6000가구, 조치원읍·연서면 일대에 7000가구, 세종 인근 대전의 죽동2지구에 7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같은 대규모 공급이 집값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지속적인 공급이 집값 안정에 가장 확실한 효과를 가져다주는 만큼 세종처럼 서울 등 다른 지역도 정비사업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급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