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 향하다 또다시 운전대를 잡은 4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3단독 박희정 판사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40)씨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19일 오후 11시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서울 영등포구에서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까지 15㎞가량을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08%를 훌쩍 넘긴 0.119%로 조사됐다.
A씨는 도로 부근에서 정차한 채 잠이 들었다가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나온 경찰관에 재차 단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음주운전으로 두 번 단속되긴 했으나, 계속된 범행으로 법을 1회 어긴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이미 음주운전으로 경찰관에 단속돼 측정, 조사가 이뤄지고 단속 후 대리운전 기사 등이 피고인 차량을 운전하는 등 음주운전 행위가 종료된 상태서 종전 장소와 전혀 다른 장소에서 새롭게 운전을 시작했다”며 “이는 새로운 범의를 가지고 다시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관에 단속됐고, 경찰관 권유로 대리운전 기사를 통해 이동한 후 몇 시간 만에 또다시 음주운전을 반복해 죄질이 나쁘다”며 “또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한 모습을 본 목격자들이 의심 신고를 해 경찰관이 출동 후 단속한 점, 운전한 장소 및 거리 등에 비춰볼 때 음주운전 당시 위험성도 상당히 높았다고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