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접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9.15/뉴스1 © News1
“미국에 기울든 중국에 기울든 이 문제는 (한국) 당신들 스스로 물어야 한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5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 뒤 “중국과 한국이 서로 떠날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라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반드시 우호적인 방향을 나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왕 부장은 ‘한국이 중국보다 미국에 기울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국이 미국의 중국 견제에 일부 동참했다는 평가가 나온 5월 한미 정상회담 뒤 4개월 만인 이날 방한에서 한국에 미국 편으로 기울면 안 된다고 노골적으로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왕 부장은 특히 최근 미국 의회가 한국 참여를 추진하는 미국 영국 등 영미권 5개국의 정보공유 동맹체인 ‘파이브아이스(Five Eyes)’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는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완전히 냉전 시대의 산물이다. 이미 한참 전에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비판했다. 한국이 중국 견제 동참으로 해석될 수 있는 파이브아이스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왕 부장에게 “2022년 베이징올림픽이 평창올림픽에 이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또 한번의 전기가 되고,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에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음에도 여전히 내년 베이징 올림픽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교두보가 돼야 한다는 기대를 나타낸 것.
이에 왕 부장은 “베이징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적극적인 태도로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하루에도 역사적인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