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트렁크에 식수 물통 실어… 블링컨 “IS대원 맞나”에 “나는 몰라”
지난달 29일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구호단체 활동가 자마라이 아마디(왼쪽)의 생전 활동 모습. CNN 화면 캡처
미국 CNN방송이 지난달 29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벌어진 미군 드론 공습 직후의 처참한 현장 영상을 14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카불공항 폭탄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호라산(IS-K) 조직원을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했지만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미군의 공습으로 숨진 차량 운전자는 테러범이 아닌 미국 구호단체 활동가였고 사망한 어린이들은 귀가하던 그를 반기던 자녀들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CNN 영상에는 공습 직후 불타는 차량 주변에서 비명을 지르는 카불 주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폭발 뒤 그을린 어린이들의 시신을 옮기는 모습도 보였다. CNN은 사망자 중 구호단체 활동가인 자마라이 아마디(43)의 생전 영상도 공개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NGO) ‘영양과 교육인터내셔널(NEI)’의 직원이다. NEI는 재미동포 권순영 박사가 2003년 아프간의 식량난을 돕기 위해 설립한 단체다. 아마디의 직장 폐쇄회로(CC)TV에는 공습 몇 시간 전 그가 동료들과 웃고 농담을 나누던 모습이 담겼다. 그가 생수통 여러 개에 식수를 채워 차 트렁크에 싣는 모습도 보였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공습 직후 이 차의 트렁크에 테러용 폭발물이 실려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CNN은 “현장 영상들은 미 국방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