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납용기 뚜껑內 추정치 예상 넘어 오염 우려로 폐로 작업 변경할수도
2011년 3월 폭발 사고가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한 시설에서 강력한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방사선 노출 위험을 낮추기 위해 현재의 폐로 작업 순서를 대대적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원자력규제위원회는 14일 “후쿠시마 원전 2호기의 원자로 격납용기 바로 위 뚜껑의 표면 근처에서 시간당 1.2Sv(시버트)의 방사선량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격납용기는 방사성 물질이 새지 않도록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는 시설이다. 격납용기 위 뚜껑은 지름 약 12m, 두께 약 60cm 원형이며 철근 콘크리트로 제작됐다. 노심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차단하도록 뚜껑 3장이 겹쳐져 있다.
위원회는 원격 로봇을 이용해 가장 바깥쪽 뚜껑 표면에 있는 깊이 약 7cm의 구멍에 측정기를 꽂아 방사선량을 쟀다. 깊이 약 4cm 부근에서 시간당 방사선량이 1.2Sv를 나타냈다. 바깥쪽 뚜껑과 가운데 뚜껑 사이에 사고 때 유출된 방사성 물질 세슘이 대량으로 부착돼 있었다.
뚜껑은 1겹이 약 150t일 정도로 매우 무거운데, 방사선량까지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강할 것으로 보여 해체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1, 3호기 격납용기에 균열 등 추가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 또한 제기된다. 이 때문에 폐로 작업 때 뚜껑 해체를 후순위로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심한 오염 부위가 있는 것을 전제로 공법을 검토하겠다”며 작업 방식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