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8명 압축, 尹-洪 서로 “내가 1위” 신경전
서울대서 토크쇼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1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토크콘서트에서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홍 의원은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에 미래전략실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가 15일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등 8명의 후보로 압축됐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측 모두 이날 발표된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주장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 여론조사 80%, 당원 투표 20%로 진행한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하면서 후보별 순위와 득표율을 비공개에 부쳤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는 확실한 승리 카드”라며 “대선 압승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컷오프 안 된 것이 참 다행”이라며 “아직 (최종 후보 선출까지) 50여 일 남아 그 사이에 어떻게 출렁거릴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오차범위 수준의 접전을 벌였고, 윤 전 총장이 약간 우세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후보(가나다순)가 문턱을 넘었다.
尹측 “당원 투표서 압도적 1위”… 洪측 “상승세, 우리가 이기고 있어”
국민의힘 1차 컷오프 8명 통과○ 尹 “확실한 승리 카드” vs 洪 측 “1차 경선 의미 없어”
노동계 찾고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을 방문했다. 간담회 전 한노총 김동명 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은 이날 정홍원 선관위원장과 한기호 사무총장 등 극소수의 인원만 경선 결과를 확인하고 바로 폐기할 정도로 1차 경선 순위와 득표율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그러나 1, 2위 후보가 접전을 펼쳤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자 양측의 반응은 엇갈리기 시작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일단 “당연한 승리”라고 안도하면서도 역선택 방지 조항을 두지 않은 경선 룰에 불만을 표시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당원 투표에선 우리가 압도적으로, 여론조사는 홍 의원이 근소하게 앞서 최종 결과는 우리가 승리한 것으로 안다”며 “역선택이 현실화됐기 때문에 확실한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홍준표 캠프 관계자는 “우리가 이기고 있고, 상승세”라면서도 “1차 경선 결과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 TV토론, 당원 투표가 핵심 변수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10월 8일)와 본경선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본선 경쟁력 우위를 내세운 ‘대세론’을, 홍 의원은 ‘바람론’으로 맞서는 구도가 예상된다.
가장 큰 변수로는 16일을 시작으로 2차 컷오프 발표 전까지 여섯 차례 이어지는 TV토론회가 꼽힌다. 국민의힘은 TV토론회를 지금까지 한 번도 열지 않았다. 홍 의원 측은 2차 경선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준비된 후보’임을 부각하며 TV토론을 추격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비중이 높아지는 당원 투표도 변수다. 1차 컷오프는 ‘일반 여론조사 80%+당원 여론조사 20%’였지만 2차는 ‘일반 여론조사 70%+당원 투표 30%’로 진행된다. 11월 5일 본경선에선 50% 대 50%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대체로 국민 여론조사에선 홍 의원이, 당원 조사에선 윤 전 총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남은 경선을 앞두고 윤석열 캠프가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다. 다만 당 관계자는 “경선이 막바지에 가까워질수록 민심과 당심이 같은 흐름을 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현재 국민의힘 당원은 6·11 전당대회 당시(27만3000여 명)보다 13만∼14만 명 이상이 추가로 가입한 상태다. 이준석 대표는 15일 당내 초선모임 강연에서 “대선 경선부터 (새로 가입한) 온라인 당원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