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역사상 최초 민간인들만 탑승한 ‘지구 공전’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앞선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의 우주 관광이 불과 몇 분 동안 중력이 거의 없는 ‘극미 중력’ 상태를 체험하는 저궤도 비행이었다면 이번 비행은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높은 우주 공간을 무대로 하는 민간 우주비행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다.
스페이스X는 15일 오후 8시3분(한국시간 16일 오전 9시3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민간인 4명을 태운 관광용 우주선 ‘크루드래곤’을 발사했다. 이로써 스페이스X는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에 이어 민간 우주 관광에 합류한 세 번째 기업이 됐다.
크루드래곤은 발사 후 2분45초 뒤 초기 추력을 제공하는 1단계 추진체와 분리됐고, 발사 후 12분15초 뒤 2단계 추진체와 승무원 4명을 태운 크루드래곤 캡슐이 분리돼 궤도 비행에 들어갔다.
우주선에는 총 4명의 ‘인스피레이션4팀’이 탑승했다. 탑승객은 전문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으로만 구성됐다. 신용카드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페이먼트 창업자인 재러드 아이잭먼은 지난 2월 스페이스X에 비용을 지불하고 크루드래곤 좌석 4개를 통째로 구매했다. 아이잭먼이 이번 우주여행에 지불한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후 골수암 환자였던 세인트주드 아동병원 전문간호사 헤일리 아르세노, 애리조나 전문대학 지질학 강사 시안 프록터, 미국 공군 출신의 이라크전 참전용사인 크리스 셈브로스키 등이 동승자로 선발됐다. 이들은 우주에서의 신체 변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며, 민간인 우주선 탑승객 선발 과정과 귀환 모습까지 담은 영상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사흘 궤도 비행을 마친 우주선은 플로리다주 인근 대서양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지구로 귀환한다. 다만 기상 환경이 변수다.
벤지 리드 스페이스X 유인우주선 부문 선임이사는 “이번 비행은 허블 우주망원경 이후 인간이 가장 높은 우주 궤도에 진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