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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153배 수익” 대장동 특혜 의혹, 전면 수사로 실체 밝히라

입력 | 2021-09-17 00:00:00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국회에서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자신이 성남시장 때 추진했던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수사 요구에 100% 동의한다”고 밝혔다. 민간 시행사와 소수의 개인투자자들이 특혜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통해 밝히자는 뜻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민간 투자 수익이) 조금 상식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소모적인 정쟁을 막도록 수사를 통해 조속히 실체를 밝힐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92만 m²에 주택 5900여 채를 짓는 내용이다. 당초 민간 개발로 예정됐으나 2014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뒤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이 공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런데 사업 지분의 과반을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1830억 원을 배당받는 동안, 실질 지분이 약 7%에 불과한 시행사와 개인들이 4037억 원을 챙겼다고 한다. 야당은 다른 경비를 감안하지 않고 단순한 자본금(3억5000만 원)만 따지면 수익이 1153배에 이른다고 지적한다.

국민의힘은 성남시가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등에 특혜를 줬다며 특별검사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정의당도 “어떻게 신생 회사가 그토록 큰 이익을 얻었는지 해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지사는 개발 수익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란 입장이다. 시행사의 이익이나 손실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 근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은 여야 정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 지사 측은 어제 “곽 의원은 화천대유와 무슨 관계인지 명쾌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동일한 사업을 놓고 여야가 서로 의혹을 제기하는 모양새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도 최근까지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은 이 회사에서 고문 변호사도 맡았다고 한다. 정치권과 법조계 고위 인사의 자녀들이 일하던 회사가 공공과 공동 사업에서 큰 이익을 얻었다면 국민들이 의아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혜가 없었더라도 즉각 수사로 실체를 밝히지 않으면 의혹이 더 커질 것이다.

공공이 민간과 공동 개발하는 것이 드문 사례는 아니다. 비슷한 사업과 비교를 해보면 특혜 여부를 어렵지 않게 가릴 수 있다. 사업자 선정 때 입찰 내역과 평가 결과, 계약서, 택지 배정 등을 조사하면 될 일이다. 의혹 당사자인 이 지사도 찬성한 상황에서 수사를 미룰 이유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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