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자치단체장]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은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은평은 옛날부터 교통의 중심지였습니다. 서울에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시작점도 바로 은평입니다.”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56)은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역의 교통 인프라에 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은평구에는 역촌(驛村)이나 구파발(舊擺撥)처럼 과거 교통시설과 관련한 지명이 남아있다. 국도 1호선 통일로나 경의선이 지나는 수색역 등도 은평구에 있다.
김 구청장이 교통 인프라 확충에 힘 쏟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주민들의 숙원인 교통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향후 남북 관계 개선과 서울 서북부 개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교통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구청장에 당선된 뒤부터 주민들과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6월 확정된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고양·은평선 신설, 경부고속선 수색∼광명 구간 신설 등이 포함됐다.
수색역 일대는 2025년 이후 차량기지를 이전한 뒤 개발이 예상된다. 수색역을 유라시아 철도가 출발하는 ‘서울북부역’으로 선정해 국제 여객과 화물을 다루는 경제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게 김 구청장의 구상이다.
그는 기업 유치에도 힘 쏟고 있다. ‘베드타운’을 넘어 자족도시로 나아가려면 일자리가 많이 생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삼표가 증산동에 신사옥 착공을 앞두고 있고, 다른 기업들의 본사 이전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지역 내에서 돈이 도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탄탄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문화관광벨트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방송사가 밀집한 상암동 일대를 찾은 관광객들이 불광천을 거슬러 오르면서 한문화체험관, 한옥마을, 예술인마을, 국립한국문학관 등 다양한 문화예술 시설 및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문화관광벨트의 핵심 목표다. 응암역 부근에는 방송문화종합센터가 조성된다. 지역 문화계 인사와 공연·예술 관계자, 전문가, 주민 등이 참여해 아이디어를 모으는 진관포럼도 운영을 앞두고 있다.
김 구청장은 장기적으로 은평구를 교통·경제의 중심지이자 수도권의 ‘시그니처 문화도시’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강남 개발이 성남, 하남 등으로 확산됐듯이 은평구도 개발을 통해 고양, 양주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이곳은 ‘제2의 강남’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