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2천 명 안팎을 오르내리며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코로나19 감염 환자에선 초기 기침, 발열 등 호흡기 증상 없이 설사 증상만 보이는 경우도 있어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료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발열과 마른기침이 동반된다. 오한, 두통, 인후통, 근육통 같이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나 미각·후각 상실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잘 알려진 감염 증상 외에 코로나19 감염 환자 중 최대 30%는 설사, 구토, 구역 등 위장장애를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상희 고려대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일부 코로나19 환자에선 감염 증상으로 설사만 나타날 수 있다”면서 “환자의 최대 3분의1은 초기 호흡기 증상보다 위장관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설사, 식욕부진, 구역, 구토, 복통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위장관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전신 상태 저하로 인한 합병증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위장을 공격해서 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대변, 위장조직, 담즙, 췌장액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리보핵산(RNA)이 발견됐다. 또 코로나19가 우리 몸 속 세포에 침입할 때 이용하는 수용체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2)가 위장관에서 높게 발현됐다.
ACE2가 위장관에서 높게 발현될 경우 코로나19 감염 환자는 급성 담낭염, 급성 췌장염, 장폐색(소장이나 대장의 일부가 막혀 음식물·가스 등이 장을 통과하지 못하는 질환)등 중증 위장관 합병증을 앓을 수 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1만8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설사 증상이 12%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구역, 구토, 복통이 뒤따랐다. 또 중증의 코로나 감염으로 집중 치료를 받는 환자의 3분의 1이 설사 증상이 있었고, 5분의 1은 구역이나 구토를 동반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