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 홍준표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가 ‘과잉 수사’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 야권 지지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대선은 우리 편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에 26년 있으면서 대여투쟁의 선봉장으로 달갑지 않은 저격수 소리 들어가면서까지 당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국민을 감싸 안아야 하는 대통령 후보”라고 말했다.
그는 “대여투쟁 한번 해 보지도 않고 숨어서 이미지 정치에만 안주하던 분들이 당내 경선에서 당원들 표 얻어 보겠다고 대여 최고의 전사였던 저를 공격하는 것은 참 어이없는 일”이라며 자신을 둘러싼 공격들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홍 의원은 16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1차 방송토론회에서 조 전 장관 수사를 두고 다른 후보들에게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하태경 의원은 “홍 후보가 요즘 조국 교수와 썸 타고 계신다. SNS도 공유하는데 조국 수사가 잘못됐나?”라고 질문했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역시 “조국 가족 수사에 대해서는 도륙을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정경심 교수가 2심에서 유죄 실형 판결까지 나왔는데 과연 도륙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의원은 “나는 잘못된 것에는 피아를 가리지 않는다. 우리 편이라도 잘못된 건 지적하고 다른 편이라도 잘한 건 칭찬한다. 수사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과잉 수사를 한 것이다.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야권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외친 ‘조국수호’라는 문구에 홍 의원의 성을 넣어 ‘조국수홍’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 패러디하는 등 홍 의원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논란이 일자 홍 의원은 1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런 사건을 두고 우리 측이 흥분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저의 오래된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 전 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지금도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홍 의원은 “그러나 그 전 가족 몰살 사건은 제 수사 철학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수사였다”라고 덧붙였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