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권순일 전 대법관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의 고문을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친형 강제 입원 사건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변호인으로 활동한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도 화천대유의 자문 변호사로 활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출신인 박영수 전 특검과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자녀는 각각 화천대유에서 근무했다. 자본금 5000만 원에 직원 16명인 작은 업체에 거물급 법조인들이 줄줄이 관련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부터 추진된 것이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7월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참여해 무죄 취지 의견을 냈다. 이 재판에서 이 지사가 지방선거 공보물에 대장동 개발 업적을 과장했는지 여부도 쟁점 중 하나였다. 따라서 권 전 대법관이 당시 이 개발사업의 주요 내용에 대해서는 파악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권 전 대법관이 퇴직 이후 화천대유의 고문을 맡은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내용이 보도된 지 하루 만에 권 전 대법관이 고문직을 사임한 것은 처신이 부적절했음을 자인한 것이 아닌가.
박 전 특검 본인은 화천대유의 상임고문을 지냈다. 박 전 특검은 법무법인 강남에서 3년여 동안 대표변호사로 일하다 2016년 12월 특검을 맡으면서 퇴임했다. 특정금전신탁 형식으로 이 사업에 참여해 거액의 배당금을 받아간 천화동인 1∼7호 가운데 2명은 이 법인 소속 변호사다.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논란은 정치권에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의혹들을 규명하려면 ‘성남의뜰’의 지분 1%만 갖고도 사업 전반을 주도한 화천대유와 A 씨, 이 회사와 관련된 법조인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내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