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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조국 과잉 수사’ 발언에… 당내 “무야홍, 조국수홍 됐다” 성토

입력 | 2021-09-18 03:00:00

국민의힘으로 튄 ‘조국 사태’ 불똥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조국 사태’의 불똥이 이번에는 국민의힘으로 튀었다.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TV 토론에서 “조국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 발언을 두고 당내 대선 주자들의 맹폭이 이어졌고 결국 홍 의원은 하루 만에 “생각을 바꾸겠다”며 물러섰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 ‘조국수홍’(조국을 수호하는 홍준표)이 됐다”는 성토가 나왔다.

○ 하태경 “심장이 부들부들 떨리더라”

홍 의원은 16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첫 TV 토론에서 “조국 수사가 잘못됐냐”는 하태경 의원의 질문에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 수사였다.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답했다. 검사 출신인 홍 의원은 7월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와 관련해 “가족 공동체의 범죄도 대표자만 구속하는 것이 옳지, 가족 전체를 도륙하는 것은 잔인한 수사다”라고 밝힌 바 있다.

홍 의원이 조 전 장관 가족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조국 사태’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하겠다는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은 앞서 발표된 국민의힘 1차 컷오프(예비경선)에서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권 지지층이 홍 의원을 지지한다”는 이른바 ‘역선택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홍 의원은 ‘조국 수사’ 발언으로 다른 주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엄마 아빠를 다 구속하면 가계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어 법이 관용을 베푸는 건 안다”면서 “그러나 조 전 장관의 경우 그런 관례나 관용을 베풀 상황이 아니다”라고 홍 의원을 비판했다. 조 전 장관 관련 질문을 던졌던 하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그런 답변이 나올 거라 예상을 못 했다. 그래서 (TV 토론에서) 그 이야기를 들을 땐 정말 심장이 부들부들 떨리더라”라고 했다. 이어 홍 의원을 향해 “국민에게 정말 무릎 꿇고 사죄해야 된다고 본다. (조 전 장관을 옹호한 것은) 경쟁자를 공격하기 위해서 공정의 가치마저 버린 것이다. 불공정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다른 주자들은 홍 의원의 발언이 여권 지지층에게 호소하기 위한 의도라고 봤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캠프의 박기녕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토론장에서 조국 수호 구호라도 외치지 그랬는가. 조국 일가가 연루된 사건이 분명하고 재판 결과도 유죄로 나오고 있는데 어찌 조국 일가를 비호하는가”라고 홍 의원을 성토했다. 이어 “누가 봐도 역선택을 받기 위한 ‘민주당 표 구걸’에 불과했다.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윤석열 캠프는 홍 의원 발언에 대해 대응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느 진영 사건이나 똑같이 수사했고 어떤 사건이든지 대한민국 국민에게 일반적으로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고 말씀드린다”고만 답했다.

○ 洪 “생각을 이제는 바꿔야죠”

대선 주자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선은 상대편, 중도층, 호남도 모두 투표에 참가한다. 제 입장은 그분들과 달리 본선도 고려해서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양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여 최고의 전사였던 저를 공격하는 것은 참 어이없는 일”이라며 “반문만으로는 정권교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본선 승리를 위해서는 조 전 장관에게 우호적인 여권 지지층의 마음도 얻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보수 진영의 십자포화가 계속되자 홍 의원은 결국 “생각을 바꾸겠다”며 물러섰다. 홍 의원은 이날 MBC 인터뷰에서 ‘과잉 수사라는 소신은 변함없나’라는 질문에 “조국 수사는 정치수사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 당 지지층도 그렇고 국민들이 아니라고 하니까 소신이더라도 제가 생각을 이제는 바꿔야죠”라고 답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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