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사제 인연 한가위 대박 스윙 뿐 아니라 인성, 자기관리 코칭 최종라운드 전날 통화로 서로 격려
박상현이 19일 DGB금융그룹 어바인오픈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KPGA 제공
19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깜찍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김효주. KLPGA 제공
●마지막 홀 닮은 꼴 버디로 우승 자축
황금 손으로 이름을 날린 한 전 감독이 올해 추석을 앞두고 두 제자에게 큰 선물을 받으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 오랜 세월 사제관계를 맺은 박상현(38·동아제약)과 김효주(26·롯데)가 19일 차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상현이 19일 DGB금융그룹 어바인오픈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KPGA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효주가 국내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해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이고 투어 통산 13승(아마추어 시절 1승 포함)이다. LPGA투어에서는 올해 5월 HSBC 월드 챔피언십에서 투어 통산 4승을 거둔 바 있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 원.
김효주가 19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박세리에게 트로피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한연희 전 감독은 “선수들이 잘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을 뿐이다. 제자 둘이 같은 날 우승한 건 처음 같은 데 이런 큰 기쁨을 얻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상현은 “효주랑 동반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 항상 한연희 감독님께 큰 은혜를 받고 있다. 효주랑 따로 만나서 우승 파티를 하겠다”며 웃었다.
박상현과 김효주는 이날 마지막 우승 마무리 과정도 마치 판에 박은 듯 똑같았다. 두 선수 모두 파5의 18번 홀에서 투온 공략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서드 샷 거리를 남겨 둔 뒤 정교한 웨지 샷으로 버디를 낚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 전 감독이 강조하는 확률 높은 코스 매니지먼트 영향이다.
김재열 SBS 해설위원은 두 선수의 끝내기에 대해 “마지막 날 찾아오는 압박감과 긴장 속에서 어떻게 우승하는 방법을 아는 선수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과 평소 훈련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제자 뛰어넘어 가족처럼 애정 기울여
10년 넘게 사제관계를 맺고 있는 박상현과 한연희 전 한국 골프대표팀 감독. 동아일보 DB
한 전 감독은 골프 스윙 뿐 아니라 자기 관리, 식사 등 골프장 밖 생활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제자들을 가족처럼 여기며 연말에는 함께 보여 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등 끈끈한 정을 나누고 있다. 박상현 부인과 아들, 김효주 아버지와 어머니 등과도 일가친척처럼 지낸다.
2014년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와 시상식에서 기쁨을 나눈 한연희 전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 동아일보 DB
●아쉬운 선수 은퇴, 지도자 성공시대
한연희 전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오른쪽)과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부회장. 한 전 감독과 강 부회장은 2006 도하 아시하경기와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2회 연속 한국의 금메달 4개 싹쓸이에 힘을 합쳤다. 동아일보 DB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