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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혼밥하거나 숨지 않겠다” 공약…“秋 스트레스 없었다”엔 ‘거짓말’

입력 | 2021-09-20 10:59:00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9일 예능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이 되면 ‘혼밥’을 하지 않고 국민 앞에 숨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추-윤 갈등’ 당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거짓말 탐지기에 감전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날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는 ‘제 20대 대선후보 특집방송’으로 윤 전 총장이 출연했다.


사진=SBS 집사부일체



윤 전 총장은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집사부일체’ 멤버들을 맞이했다. 윤 전 총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님께서는’이라며 호칭을 어려워하는 출연자에게 “석열이 형이라고 불러, 한참 전에 그만뒀는데”라며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또 주방에 들어가 김치찌개, 계란말이, 불고기 등을 직접 만들며 뛰어난 요리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정치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고 정치도 결심은 함부로 하기 어렵다.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퇴임 이후 한참의 고민 끝에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세대는 회사 10년 정도 다니면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었는데 요새는 집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졌다”라면서 “젊은 사람이 희망이 없으면 그 사회는 죽은 거다. 그런 문제에 변화를 좀 줘야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일을 할 때 제가 좀 겁이 없는 경향이 있다. 부족한 게 많지만 포기하지 않고 내가 생각한 방향대로 쭉 밀고 나가면 된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에서는 윤 전 총장을 집중적으로 탐구하기 위한 ‘집사부 청문회’가 열렸다. 우선 윤 전 총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자신의 대표 어록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원래 후배들한테 ‘검사는 사람에 충성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내가 말하는 사람은 인사권자”라며 “충성의 대상은 오직 국가와 국민이다. 사람을 좋아할 수는 있어도 충성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쌈닭도 상대가 중요한데 다 대통령이랑 붙었다”라고 진행자가 묻자 “대통령에 도전한 것이 아니고 맡게 된 사건을 법에 따라서 처리한 거다. 대통령에 도전할 이유가 없다”며 “권력의 편보다 법의 편이 되는 게 훨씬 든든하다. 권력자의 위법을 제대로 처리 안 하면 국민들한테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없고 사회가 혼란에 빠진다. 권력자를 향한 수사를 얼마나 원칙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의 문제가 아닌 원칙의 문제다”고 강조했다.

정치 경험이 적다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는 “별 재주는 없지만 어려움이 생겨도 쉽게 포기하거나 물러서는 타입은 아니다”라며 “내 일에 대해서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어떤 새로운 일이라도 일이라면 성공시킬 자신 있다. 일은 잘할 자신 있다”고 자부했다.

사진=SBS 집사부일체



윤 전 총장은 ‘나에게 추미애란’ 질문에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그는 검찰총장 재직 당시 인사·수사 문제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출연진이 ‘추 전 장관 시절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느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스트레스 받을 일이 뭐가 있겠나”라며 거듭 부인했지만 거짓말 탐지기 기계는 ‘거짓’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장난감인 줄 알았는데 기계가 좋네”라고 웃으며 상황을 넘겼다.

대선 주자 특집에 출연을 예고한 이재명, 이낙연 후보에게 닮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는 “이낙연 후보에게는 꼼꼼함, 이재명 후보에게는 깡을 닮고 싶다”라고 답했다. 또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은 나다”라는 질문에는 “예”라고 답하며 “확신이 있으니 시작을 했다. 제 모습을 더 보여드려야 하겠지만 이제까지 일을 잘 하는 걸 보셨으니 나랏일도 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주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SBS 집사부일체



윤 전 총장은 대통령이 된다면 하지 않을 것을 묻는 질문에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아침 저녁 혼밥(혼자 밥먹기)하지 않겠다”며 “사람이 밥을 나눈다는 것은 소통의 기본이다. 필요하면 점심 저녁을 두 끼씩 먹더라도 야당인사, 언론인, 격려가 필요한 국민 등 여러사람과 밥을 먹으며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혼밥 논란을 빚었언 문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두번째는 절대로 국민들 앞에서 숨지 않겠다”며 “잘했든, 잘못했든 국민 앞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 당선 후 미래 뉴스를 상상해본다는 질문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대학가 앞 호프집에서 학생들과 마스크 안 끼고 촘촘히 앉아 생맥주 한잔하고 월급 털어 골든벨 한번 울리고 싶다”며 “우리나라 기성세대로서 청년들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싶다. 여러분들이 나라의 미래에 희망을 갖게 못하게 돼서 미안하다고. 그래도 용기를 잃지 말라고 하고 싶다. 용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자신의 애창곡인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열창했다. 그는 “대구에서 부장검사로 있던 2009년 5월23일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며 “그때부터 이 노래를 많이 불렀다”고 애창곡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