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세계적인 ‘우주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에 3억달러(약 3450억원)를 투자한다고 12일 전했다. 원웹의 주력 사업은 저궤도에 수많은 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인터넷이다. 지금까지 8차례 발사를 통해 지구 주변을 도는 저궤도 위성 254기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는 이번 투자로 세계 뉴 스페이스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또 현재 정부 주도의 우주 탐사가 민간 주도의 우주 사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원웹 발사 로켓 개념도. (한화시스템 제공) 2021.8.12/뉴스1
지난 15일 인스퍼레이션4 발사 미션이 성공적으로 끝나며, 민간 우주 관광 시대를 여는 3파전이 일단락됐다.
리처드 브랜슨,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는 우주여행·비행 기술을 개발하는 버진 갤럭틱(2004), 블루오리진(2000), 스페이스X(2002)를 2000년대 초부터 설립했다.
이들은 꾸준히 우주에 대한 비전을 밝히며, 민간 우주여행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혀왔고 2021년에 이르러 결국 성공했다.
지난 7월11일 버진 갤럭틱이 가장 먼저 날아올랐다. 버진 갤럭틱이 채택한 방식은 ‘항공기에서 발사’다. 항공기가 지상에서 이륙한 뒤 14㎞ 상공에서 우주선 VSS 유닛이 항공기에서 분리 발사됐다. 이후 우주선은 85.9㎞ 최고 고도에 도달한 뒤 지상으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탑승자들은 미세중력을 체험하게 된다.
이 비행 이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블루오리진이 트위터를 통해 버진 갤럭틱의 비행은 카르만 라인을 넘지 못했다고 밝힌 것. 우주의 경계로 취급되는 ‘카르만 라인’이 학자나 기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연맹(FAI)는 100㎞, 미국 항공우주국은 약 80㎞ 부근을 카르만라인으로 보고 있다.
이어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이 제작한 뉴셰퍼드호는 7월20일 미국 텍사스의 발사 기지에서 우주로 향했다.
뉴셰퍼드호에는 베이조스를 비롯해 그의 남동생 마크와 1960년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에 통과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우주인으로 선발되지 못한 82세의 여성 우주비행사 월리 펑크, 최연소인 18세의 물리학과 학생 올리버 다먼 등 3명이 탑승했다.
15일 스페이스X는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민간인 4명을 태운 관광용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발사했다.
다른 도전자들의 ‘우주 관광’은 몇 분간 미세중력을 체험할 수 있었던 반면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3일간 지구 궤도를 돌면서 우주를 체험할 수 있다. 흔히 상상할 수 있는 우주여행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다.
◇우주 교통, 우주 인터넷으로 넓어지는 민간 우주 개발 경쟁
민간 기업의 지구를 이용한 사업은 관광뿐 아니라 각종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통해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또한 우주 네트워크 인프라를 이용한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런던이 본사인 스타트업 ‘원웹’의 주요 투자자로는 버진 그룹(리처드 브랜슨), 비전펀드, 코카콜라, 퀄컴 등이 있다. 지난 8월 한화 시스템은 원웹에 3450억원을 투자해 이사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또 한국의 위성통신 시스템 기업 인텔리안테크는 원웹 프로젝트에 각종 단말기 안테나 단말기 등을 공급하고 있다.
로켓을 이용해 대륙 간 혹은 장거리 이동 역시 민간 기업이 뛰어들고 있는 영역이다. 대륙 간 발사체로 탄도나 무기가 아닌 물건과 사람을 실어나르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2017년 국제우주대회에서 로켓을 활용한 지구 여행 구상을 밝혔다. 버진 갤럭틱의 자회사 직원들이 독립해 만든 비너스 에어로스페이스(Venus Aerospace) 역시 로켓을 활용한 지구 여행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민간은 아니지만, 일본의 문부 과학성 역시 지난 5월 국제여객우주선에 대한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