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순 부회장이 서울 목동 에스짐파리공원점에서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월드스포츠탑모델쇼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모습. 조 부회장은 보디빌딩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조우순 부회장 제공
양종구 논설위원
조우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동협의회 부회장(60)은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진 뒤 해외생활을 정리하고 들어온 뒤 아들 현우 씨(26·연세대 체육과 대학원)의 조언에 따라 웨이트트레이닝 트레이너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미스터 연세 출신으로 각종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해 우승까지 한 현우 씨는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운동하시는 아버지의 몸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보디빌딩 지도자 자격증 획득과 대회 출전을 권유했는데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깜짝 놀랐어요”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보디빌딩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올 3월부터 몸을 제대로 만들기 시작해 5월 말 열린 고양시장배 보디빌딩대회 마스터스 60세 이상부와 피지크에서 우승했고, 마스터스 그랑프리까지 차지했다. 국제보디빌딩연맹 마스터 자격증을 따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지도자를 할 수 있는 아들은 아버지의 운동 및 식단까지 관리해주는 멘토 역할을 했다.
“대학 다닐 때부터 철봉 등으로 몸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복싱과 태권도, 유도, 검도도 했고 팔굽혀펴기, 스쾃 등 체중을 이용한 근육운동(보디 웨이트)을 평생 해왔다. 전문 운동선수는 아니었지만 몸 하나는 자신이 있었다. 환갑 기념으로 대회에 나갔는데 첫 대회부터 우승할 줄은 몰랐다.”
대회 출전은 개인적인 동기부여이자 자극제이다. 평범한 사람도 도전해 열정을 가지고 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사실 아내가 ‘나이 들어서 뭐하는 짓이냐’며 대회에 나가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도전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나이 든 사람도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6월 말 열린 월드스포츠탑모델쇼(WSTMS) 미디엄(키 177cm 이하) 부문에서 우승했다. 12일엔 WSTMS 우승자들이 벌인 대회에서 전 연령대를 통틀어 남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10월엔 미스터코리아 서울선발전, 12월엔 미스터코리아 대회까지 출전할 계획이다. 그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 대회에도 나갈 생각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회 출전을 위해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 땐 웨이트트레이닝을 주 6일 하루 1시간 30분씩 한다. 3일 하고 하루 쉬는 일정으로 몸을 3분할로 나누어 한다. 하루씩 하체, 가슴과 어깨, 등과 코어로 나눠서 운동한다. 격일로 유산소운동(1시간 달리거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을 해 지방도 태운다. 식단관리도 중요하다. 조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운동’을 강조하며 하루 3식을 4식으로 나눠 2식은 단백질과 채소 위주, 2식은 탄수화물 등이 포함된 일반식을 한다. 그는 “근육을 만들 때 탄수화물을 안 먹어야 한다고 믿는데 그럼 오래 지속할 수 없다. 일시적으론 가능하지만 평생 운동을 하려면 골고루 잘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70개국 이상을 돌아다닌 해외 전문가로 관광학 박사 학위까지 딴 조 부회장은 요즘 사는 게 즐겁다. 그는 “은퇴하며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준비할까 고민이 많았다. 평생 내가 좋아했던 운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수하는 트레이너로 사는 게 행복하다. 즐기며 돈도 번다. 일석삼조의 직업이다”고 했다. 조 부회장은 “노령일수록 근육이 중요하다. 40세가 넘으면 매년 근육이 1%씩 빠진다. 근육이 없으면 낙상 가능성이 높고 뼈도 쉽게 부러진다. 근육을 키우면 젊음도 돌아온다. 절대 늦었다는 때는 없다. 나이가 많아도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키우면 충분히 탄탄한 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종구 논설위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