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카카오 25.8%-네이버 8.9% 빠져
中 알리바바-텐센트-샤오미도 ‘홍색 규제’ 칼날에 주가 떨어져
中 헝다 사태로 美 애플-MS도 하락
일부선 “중장기 성장세 큰영향 없을듯”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세계 각국의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국내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집중 타깃이 된 카카오와 알리바바는 이달 들어 두 자릿수의 급락세를 보였다.
카카오, 네이버에 투자한 동학개미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대표 빅테크 주식 약 13조 원어치를 보유한 서학개미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 거래일에 비해 3.77%(4500원) 급락한 11만5000원에 마감했다. 6월 24일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점(17만3000원)에 비해 30% 넘게 빠졌다. 네이버 역시 이날 0.74%(3000원) 내린 40만 원에 마감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이달 들어서만 각각 25.8%, 8.9% 하락했다.
중국 당국의 규제 칼날 역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대표 빅테크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샤오미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10.2%, 6.5%, 7.6% 하락했다. 알리바바는 올 들어서만 36% 이상 폭락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당국의 금융 규제를 ‘전당포 영업’이라고 비판한 것을 계기로 일찌감치 ‘홍색 규제’로 불리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다. 6월 말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이 당국의 반대에도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하자 가입자 모집, 앱 다운로드 등을 금지했다.
세계 시가총액 1∼3위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이달 들어 각각 3.9%, 1.1%, 3.1% 하락했다. 특히 최근 4거래일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 헝다(恒大)그룹 사태로 실물경기가 얼어붙을 경우 애플 등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빅테크의 주가 하락세에 서학개미들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7일 현재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 5개사 주식을 103억2760만 달러(약 12조 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3억6150만 달러)와 알리바바(1억1091만 달러) 주식도 4억7241만 달러어치 갖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