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경기부양책 조기마감 시사…금리 인상도 내년으로 앞당길듯 中헝다그룹 파산 위기 변수까지 기재부 “금융시장 변동성 커질수도”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 회사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린 가운데 광둥성 선전시 헝다 본사 앞을 23일 공안이 지키고 서 있다. 선전=AP 뉴시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11월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사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의 경기부양 기조의 끝을 알리는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과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회사 헝다(恒大)그룹 사태 등의 악재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2일(현지 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은 물가와 고용 목표를 향해 진전이 있을 때 시작될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 회의 때쯤 이것들이 달성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FOMC는 더 많은 여건을 점검하며 자산매입 축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FOMC는 11월 2, 3일 열린다.
미국의 경기부양 기조의 끝을 알리는 조기 테이퍼링에 이어 다음 단계인 금리 인상도 내년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FOMC 정례회의 결과에 따르면 연준 위원 18명 중 9명이 내년에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연준의 내년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촉발한 미국의 제로금리 시대가 2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종료 시점을 내년 중반으로 언급한 것은 예상보다 빠르다. 매파적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에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변수가 겹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23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와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헝다그룹 같은 시장 불안 요인이 갑작스럽게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신흥국발 리스크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