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2018.9.20/뉴스1 ⓒ News1
북한은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 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리태성 외무성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눈앞의 현실은 종전선언 채택이 시기상조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 부상은 “조선반도에서 산생되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에는 예외없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놓여 있다”며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달라지지 않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종전을 열백번 선언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리 부상은 미국이 올해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과 한미 미사일지침의 종료를 선언한 것 등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이 현시점에서 조선반도 정세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은폐하기 위한 연막으로 잘못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바로 보아야 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의 이중기준과 적대시 정책 철회는 조선반도 정세 안정과 평화보장에서 최우선적인 순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리 부상은 종전선언에 대해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종전선언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조선반도의 정전상태를 끝낸다는 것을 공개하는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며 “앞으로 평화보장 체계 수립으로 나가는데서 종전을 선언하는 것은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